머신러닝은 타깃 광고 어떻게 바꿨나

와이더플래닛 정수동 CTO "500만개 속성 1시간 이내 분석"

인터넷입력 :2017/06/29 09:36    수정: 2017/06/29 14:09

손경호 기자

어느 순간부터 온라인 광고에 '기술(tech)'이라는 말이 붙기 시작했다.

광고주와 주요 매체사(웹사이트) 사이에 광고를 게시할 수 있는 공간인 인벤토리를 사고 파는 애드익스체인지(ADX)가 등장하는가 하면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활용해 광고주가 더 효율적으로 타깃 광고를 할 수 있게 돕는 디멘드사이드플랫폼(DSP), 매체사에게 더 높은 광고수익을 안겨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플라이사이드플랫폼(SSP)도 있다. 여러 매체사들로부터 광고를 게재할 공간을 통째로 사서 DSP나 광고주 등에게 판매하는 애드네트워크도 애드테크의 한 분야다.

이러한 복잡한 생태계에서 고군분투하는 국내 애드테크(adtech) 기업 중 하나가 와이더플래닛이다. 이 회사는 국내 200여개 매체사의 인벤토리를 보유한 애드네트워크이자 DSP로서 광고주-매체사-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독보적인 ADX이자 애드네트워크로 이름을 알린 구글디스플레이네트워크(GDN), 개인 맞춤형 광고 영역에서 높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크리테오 등과 경쟁에서 이 기업은 어떻게 살아갈 길을 모색하고 있을까?

와이더플래닛 정수동 CTO.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소재 사옥에서 만난 정수동 와이더플래닛 공동 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와이더플래닛은 독자 개발한 타게팅게이츠라는 플랫폼을 활용, 사용자들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해서 타깃팅 광고를 지원한다"고 강조했다.

■머신러닝이 타깃 광고 정교하게 만들어

이 회사가 개발한 타게팅게이츠는 사용자들의 관심사를 25개 대분류, 241개 소분류로 세분화해 기업들이 새로운 고객을 발굴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위한 기반이 되는 것은 자체 개발한 데이터매니지먼트플랫폼(DMP)이다. DMP는 하루 평균 250테라바이트(TB) 이상 국내 인터넷 사용자의 행동 데이터, 외부에서 구매한 오프라인 소비패턴을 분석한다. 사용자가 어떤 매체에 방문했는지와 함께 제휴된 매체의 광고지면을 통해 수집한 정보, 광고주 사이트 방문 사용자 정보, 제3의 회사를 통해 확보한 오프라인 매장 사용자 구매 데이터들을 조합해 사용자들의 관심이나 성향을 분석한다.

이렇게 분석이 이뤄진 정보는 타게팅게이츠를 통해 광고주가 타깃으로 정한 사용자들의 관심사에 맞게 광고가 노출되도록 돕는다.

정수동 CTO는 "한번의 광고노출기회(impression)가 생겼을 때 타게팅게이츠가 가진 엔진이 500만개가 넘는 속성을 한 시간 내에 분석해 광고주가 원하는 대상에게 거의 실시간으로 광고를 노출시킨다"고 설명했다.

타게팅게이츠는 어떻게 하면 사용자가 광고를 클릭해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거나 앱을 설치할 수 있게 될지를 예측한다.

정 CTO는 "알파고가 가로, 세로 각각 19칸 중 어느 곳에 두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대한 수를 읽는 것처럼 우리는 머신러닝을 통해 학습한 정보를 반영해 최적의 광고노출방법을 찾아낸다"고 강조했다.

2013년 처음 서비스했던 타게팅게이츠는 현재 3.0버전이다. 그 사이에 여러 차례 성능 개선이 이뤄지면서 광고효과를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광고를 추천하기 위해 와이더플래닛은 사용자 행동 분석 시스템은 물론 인터넷에 존재하는 웹페이지, 소셜미디어, 블로그, 뉴스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텍스트마이닝,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는 자연어 처리 기술 등을 통해 사용자의 구매를 유도한다.

■새로운 광고 추천 알고리즘, 日서도 빛 볼까

와이더플래닛은 자사 광고 추천 알고리즘을 3세대라고 정의한다. 정 CTO에 따르면 1세대는 광고를 노출시키는 만큼 과금을 하는 방식이었다. 1천번 광고가 노출될 때 얼마를 과금할지를 말하는 CPM(cost per milli)가 기준이 됐다.

2세대는 클릭 당 과금이다. 검색어를 입력해 등장하는 검색광고를 사용자가 클릭할 때마다 과금하는 형태다. 이를 CPC(cost per click)라고 말한다.

관련기사

3세대는 최근 유행하는 퍼포먼스 광고 트렌드를 따른다. 노출이나 클릭이 아니라 실제로 광고를 통해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거나 앱을 설치하는 등 행동을 했을 때 과금하는 식이다. 이를 두고 CPA(cost per aquisition)라고 부른다.

정 CTO는 "3세대 엔진을 안정화시켜 제품화하는 것이 국내서 가장 큰 목표"라며 "최근 일본에도 한국 쇼핑몰들에 대한 광고를 시작하면서 성과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