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보편 요금제 의무 출시를 추진하는 동시에 요금인가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정책 철학이 부재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22일 국정위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는 “국민들이 적정 요금으로 기본적인 수준의 음성과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배적 사업자의 보편 요금제 출시를 의무화 하도록 법을 개정하겠다”며 “그 외의 요금은 통신사 자율로 결정할 수 있도록 인가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표 내용을 두고, 통신업계에서는 ‘앞뒤가 맞지 않는 내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요금 인가제란 전기통신사업법 제28조 내용으로,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요금을 인상할 때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 제도다.
이 제도를 폐지해 요금을 자율로 결정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새 정부의 방침이다. 시민단체들의 반대에도 이전 정권부터 민주당은 당론으로 인가제 폐지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인가제 폐지와 함께 보편 요금제 의무 출시를 법으로 못박겠다고 나서면서 논란이 된다.
요금 결정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한다면서, 보편 요금제를 통해 요금 결정권을 빼앗은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국정위가 구상한 보편 요금제 예시 방안을 보면 음성 200분, 문자 무제한, 데이터 1GB를 월 2만원으로 맞춰 지배적 사업자가 무조건 출시하는 방식이다.
또 요금 수준과 데이터 제공량을 시민단체와 소비자가 참여한 협의기구를 통해 정기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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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인가제를 유지하는 것보다 더욱 강력하게 민간 기업의 요금 설정 자율권을 빼앗은 정책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2만원 요금제 의무 출시를 법으로 강요받는 것 외에 상위 요금체계의 붕괴가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결정을 정부가 어떤 대책도 없이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면서 “사실상 정부가 가격을 결정 통제하는 초법적 규제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