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가 22일 통신비 인하 대책을 발표하면서 “최대 연간 4조6천억원의 통신비가 절감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선택약정할인률 상향 조정, 보편요금제 출시, 공공와이파이 확대 등으로 추산한 통신비 절감 효과가 4조6천273억원이라는 것이다.
취약계층 대상 기본료 폐지 수준 감면으로 5천173억원, 요금할인률 상향으로 1조원, 공공와이파이 확대로 8천500억원, 보편 요금제 도입으로 2조2천억원을 더한 값이다.
하지만 이 같은 통신비 절감 방안이 국가 예산 투입이 아닌, 민간 기업인 통신사를 옥죄는 방식이라 향후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날 국정위의 발표를 보면 향후 정부 예산 투입은 공공와이파이 구축에 필요한 연간 640억원 뿐이다.
나머지 부담은 사실상 통신사에 전가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정책 발표에 통신사는 정부가 지나치게 사업자에 책임을 미루는 태도라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국정위와 민주당이 추산한 통신비 절감 효과 연간 4조6천억원은 지난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연간 영업이익 총합인 3조6천억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단순 계산으로도 새 정부의 통신비 인하 대책은 통신 3사에게 1조원의 영업손실을 요구하는 것과 다름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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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요금제 출시 등 법 개정과 사회적 공론을 거쳐야 하는 일부 중장기적 과제에 따라 곧장 통신 3사가 당장 영업손실로 돌아서지 않겠지만, 9월로 예정된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으로 통신사의 투자 여력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이통사마다 연간 2조원의 설비투자를 집행하고 있는데 정부 정책으로 비용 손실이 발생하면 투자 비용과 마케팅 비용부터 줄일 수 밖에 없다”며 “투자 여력이 줄면 지금과 같은 수준의 통신 품질을 유지하기 어렵고, 마케팅 재원 대부분인 유통 수수료와 지원금을 줄이면 소비자와 소상인의 피해가 늘어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