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공약으로 촉발된 통신비 인하 논란이 결국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새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22일 오전 가계통신비 절감 이행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단말기 보조금을 받는 대신 요금을 깎아주는 제도인 선택약정할인의 할인율을 현행 20%에서 25%로 상향하는 게 이날 발표될 핵심적인 내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기본료 폐지'를 강력하게 몰아부치던 국정위가 여론에 밀려 한 발 물러서서 찾은 대안이다.
하지만 업계는 이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반발하며 "소송도 불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정위가 '기본료 폐지'를 더 이상 몰아부치지 못했던 데는 현행 법제도 아래서 정부가 민간사업자에게 요금인하를 강제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업계는 그러나 선택약정할인률의 일방적 상향 또한 초법적인 규제이기는 마찬가지라며 반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통법에서 정한 선택약정할인 제도의 취지는 소비자 차별을 없애자는 것이지 정부가 일방적으로 요금인하를 강제하기 위한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선택약정할인제도는 단말기 보조금을 받기 싫거나 필요 없는 사람의 경우 보조금을 안 받은 만큼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조정하기 위해 그에 상응하는 만큼 요금을 깎아주자는 취지다. 정부 뜻에 따라 요금 전체 구조를 흔들기 위해 만든 제도는 아닌 것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도 "선택약정할인 제도를 시장 가격을 통제하는 의도로 쓸 경우 법에서 정한 위임의 한계를 벗어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선택약정할인의 상향 조정은 정부가 민간사업자의 요금 수준을 직접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헌법이 보장한 기업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요금에 대한 정부의 직접 규제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과도한 재량권 남용이며 시장경제 구조 자체를 부정하는 과도한 규제”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신용현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 대해 미방위 입법조사관은 검토보고서에서 “정부가 요금할인율을 폭넓게 조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경우 지원금에 상응하는 혜택을 이용자에게 부여한다는 당초 법률 취지와 달리 요금할인을 강제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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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법안 중에는 인가제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있다”며 “그동안 탈 규제를 하겠다며 국회에 인가제 폐지를 주장해왔던 정부가 이제는 정책 기조를 180도 뒤집어 초법적 규제를 하겠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동통신 3사는 국정위가 이를 밀어붙인다면, 행정법원에 ‘단통법 위반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내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