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자회사 SK플래닛에서 운영하는 오픈마켓 11번가 분사를 추진하고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특히 11번가 분사 이후 신세계나 롯데의 온라인몰과 통합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소식에 대해 11번가 측은 확정된 바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국내 온라인 쇼핑업계는 11번가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온라인 유통업계에선 11번가와 신세계나 롯데 온라인몰 간 합병이 추진될 경우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거래액이 8조원에 이르는 롯데 온라인몰과 합할 경우 거래액 업계 1위(12조원)인 이베이코리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픈마켓 2위인 11번가는 거래액 규모가 약 7조원에 이른다.
■경쟁 심화되는 온라인 유통…대기업 간 병합 가능성 제기
11번가는 지난 2008년 2월 문을 열었다. 같은 오픈마켓인 지마켓, 옥션, 인터파크가 1990년대 말에 서비스를 시작한 것에 비하면 시작은 많이 늦은 편이었다.
하지만 11번가는 출범과 함께 SK의 적극적인 지원 사격 덕분에 빠른 속도로 시장에 안착했다. 그 동안 SK플래닛이 11번가 거래액을 공식 발표한 적은 없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11번가의 거래액 규모가 7조원 내외 수준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2조~14조원으로 추정되는 이베이코리아에 이어 업계 2위다.
온라인 유통업계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동안 11번가는 모회사인 SK텔레콤에 상당한 적자를 안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11번가에 투입되는 대규모 마케팅 비용 때문에 SK텔레콤의 연결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SK플래닛은 거래액과 마찬가지로 11번가에서 발생하는 적자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적자가 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업계는 SK플래닛의 지난해 전체 영업손실 3천651억원 중 절반가량인 1천800억원 안팎이 11번가 손실인 것으로 추정한다.
이런 상황에서 SK텔레콤이 SK플래닛의 11번가를 분사 추진하고 있단 소식이 나오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신세계와 롯데 측과 11번가 매각 또는 합작을 논의 중이란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경쟁이 격화되는 국내 온라인 유통업계에 판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선 올해 초 중국 투자가 무산되는 등 자금 유치가 여의치 않자, SK텔레콤이 11번가를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11번가 매입 후보로 떠오른 신세계나 롯데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오프라인에 비해 온라인 유통 시장에선 존재감이 적은 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11번가를 손에 넣을 경우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의 온라인몰 거래액은 2조원대, 롯데의 온라인몰 거래액은 8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SK플래닛 "분사·합작, 정해진 것 없어"
하지만 SK플래닛 측은 분사·합작 논의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확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작년에 국내외로 투자 유치를 검토한 적은 있지만, SK텔레콤 측에 문의한 결과 보도된 내용처럼 분사나 합작을 추진할 것으로 정해진 사항은 없다"며 "최근 나오는 보도들은 자사로부터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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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롯데나 신세계 측과 논의 중이라는 보도에 대해서는 "유관부서 측으로부터 확인해줄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SK텔레콤 측은 지난 2월 작년 4분기 실적발표 당시 "온라인 유통에서 수익성 악화와 무리한 비용 경쟁이 지속될 경우 시장구조 개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