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수 기업들이 잇따른 회계부정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본의 정밀화학업체 후지필름의 자회사 후지제록스가 수년에 걸쳐 조직적으로 회계부정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후지필름홀딩스는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회사 후지제록스가 지난 6년간 회계 부정을 저질렀고, 이로 인한 순손실이 375억 엔(약 3천800억원)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후지제록스 야마모토 타다히토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은 책임 소지를 인정하고 이달 말까지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신문에 따르면 후지필름은 지난 4월 후지제록스의 뉴질랜드 법인이 복합기 임대 거래를 둘러싸고 회계부정을 저지른 사실을 밝혀냈다. 이 때 알려진 손실액은 220억 엔(약 2천300억원)이었다.
그러나 이후 호주 판매 자회사에서 같은 문제가 발각됨에 따라 후지제록스의 지난 6년간 총 손실액은 220억 엔에서 375억 엔으로 확대됐다. 이 과정서 후지제록스 측은 회계 부정을 인지하고도 이를 은폐하고자 모회사인 후지필름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지제록스의 손실이 늘면서 후지필름 역시 지난해 회계연도(4월~올해 3월) 영업익이 직전연도보다 10% 감소한 1천772억 엔(1조8천억원)에 머물렀다. 매출액 역시 전년 대비 7% 하락했다.
지난해 매출 1조 엔(10조3천억원)을 기록한 후지제록스는 후지필름 그룹 전체 매출의 약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업체다.
이에 대해 후지필름 관계자는 "이는 인센티브(실적) 등을 너무나 중시한 결과"라면서 "책임을 명확히 하고 지배구조 검토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회사는 "후지제록스의 해외 법인서 발생한 회계 부정이 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경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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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현지 언론은 후지제록스의 회계 부정 사태에 대해 '후지사건(사태)'이라 명명하고, 도시바의 회계 부정 사건과 함께 묶어 보도하고 있다. 일본 반도체 업체 도시바는 지난해 미국 원전 자회사로부터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재무초과 상태에 놓였다.
한편, 후지필름은 22일 주주총회를 열고 고모리시게타카 후지필름 최고경영자(CEO)를 후지제록스의 회장에 임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