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원 한 명만 남아…회의 소집도 불가

업무 공백 장기화…여야 인선작업 꼬여

방송/통신입력 :2017/06/09 16:44    수정: 2017/06/09 16:59

김태진, 안희정 기자

새 정부 출범 이후 주요 장관들의 청문보고서 채택이 난항을 겪으면서 행정 공백이 이어지는 가운데, 방송통신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업무 공백도 장기화되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3월과 4월 김재홍 부위원장과 최성준 방통위원장의 임기가 차례로 만료되면서 3인 체재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난 6일 김용수 상임위원의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 임명으로 빠져나간 데다, 8일 고삼석 위원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5명의 방통위원 중 김석진 위원만 남은 상태다.

따라서 방통위는 3명 이상의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당분간 전체회의 소집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방통위

9일 방통위 및 국회에 따르면, 현재 공석인 여당(더불어민주당)과 야당(국민의당) 몫의 방통위원에 대한 인선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어 방통위 정상화까지는 다소 시간일 걸릴 전망이다.

국회 한 관계자는 “여야 몫의 방통위원 추천 작업이 지체되고 있다”며 “그나마 3인 체제로 회의 소집이라도 하려면 대통령이 위원장과 상임위원을 임명하는 게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단, 민주당은 지난 3월 김재홍 전 부위원장의 후임으로 최수만 전 한국전파진흥원장을 추천하려 했으나 당내 잡음으로 무산된 인선 작업을 재가동한 상태다.

민주당은 오는 12일까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비상임위원과 방통위 상임위원을 재공모 한다. 재공모에는 지난 2월 신청자도 접수가 가능하며 서류심사에 통과할 경우 오는 16일 면접심사가 진행된다. 따라서 여당 몫 상임위원이 선정되기까지는 일러도 일주일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국회 관계자는 “당초 민주당에서는 방송통신위원추천위원회 구성을 원내부대표단 3인, 미방위 소속 위원 전원으로 구성했었는데 이를 당대표가 최고위원회에서 추천하는 이들도 포함시키자고 해 추천위 구성이 늦어진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내 협의를 거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홍근, 신경민 의원(이상 공동위원장)을 포함해 미방위원 8명, 최고위원회 추천 3인(김민기 사무부총장, 김영진 전략기획위원장, 황희 홍보위원장), 원대부대표단 추천 2인(권미혁, 박경미 의원) 등 총 13명으로 구성된 추천위를 꾸린 상태다.

민주당 관계자는 "방통위 상임위원의 공백이 길어지지 않도록 할 예정"며 "당내 원만한 조율을 통해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역시 야당 몫인 고삼석 위원의 후임 선정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지만 일단 시민단체의 반발로 인선 작업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지난달 국민의당은 한양대 K교수를 상임위원으로 내정했으나 적격성 시비가 붙으면서 추천 작업에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방통위 설치법에는 ‘방송통신 관련 사업에 종사하거나 위원 임명 3년 이내에 종사했던 사람은 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지난해 2월까지 민영방송에 근무했던 경력을 언론연대가 문제 삼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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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관계자는 “여러 곳에서 문제 제기한 부분을 고려해 추천된 당사자의 의견을 듣고자 한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후보 검증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빠른 시일 안에 결정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