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나만의 은행인 ‘혼뱅’의 시대가 올겁니다. 하지만 이런 시대는 기술만 가지고는 안됩니다.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인정하는 법적, 제도적 뒷받침과 규제 완화가 필요합니다. 혼뱅이라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려면 문화, 사회, 제도적 요인이 기술과 함께 발전해야 합니다.”
도산아카데미와 한국정보처리학회가 주관한 ‘제248회 스마트사회지도자 포럼’이 2일 밀레니엄서울힐튼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이날 연사로 나온 안효조 케이뱅크 사업총괄 본부장은 ‘인터넷 전문은행이 그리는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강연, 혼뱅시대를 예견하며 “데이터기반 금융 플랫폼 회사로 케이뱅크가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이뱅크는 국내 첫 인터넷은행이다. 지난 4월 3일부터 업무를 시작했다. 안 본부장은 “독도와 백령도, 마라도에 사는 주민도 사업 초기에 고객으로 가입해다.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고객으로 가입해 깜짝 놀랐다”면서 “케이뱅크가 기존의 판을 깨는 새로운 상식을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케이뱅크는 영업을 시작한 지 50일만에 33만 가입자를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15초당 1명이 가입한 셈이다. 영업을 시작한 하루 첫날에만 3만5000명이 고객으로 등록했다. 오프라인 은행에서 이뤄지는 비대면 고객은 1년에 16만명 정도다. 안 본부장은 “인터넷은행에 대한 고객의 잠재적 니즈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커 많이 놀랐다”고 덧붙였다.
케이뱅크 분석에 따르면 고객의 계좌개설 소요 평균 시간은 15분에 불과했다. 연령대에 따라 시간이 다르지만, 가장 빨리 계좌를 개설한 사람은 2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일반은행은 계좌 개설에 보통 30분~1시간 걸린다. 이를 감안하면 케이뱅크 고객이 인터넷은행으로 계좌를 개설함에 따라 절약한 시간이 무려 10년이나 된다는 것이 케이뱅크 판단이다. 케이뱅크 고객을 연령대로 보면 30대가 38.9%로 가장 높다. 이어 40대가 31%로 두 번째로 높다. 이들 30~40대 고객 비중이 시중은행보다 훨씬 높다. 안 본부장은 “오전 0시에서 오전 9시에 이용하는 고객이 12.5%나 되는 등 언제 어디서나 이용이 가능한 것이 가장 케이뱅크의 큰 장점”이라면서 “지역적으로 보면 수도권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밝혔다.
간편한 인증 절차도 케이뱅크가 조기에 정착하는데 한몫했다. 케이뱅크 고객 중 98.5%가 공인인증서가 아닌 지문인증과 간편 비밀번호, ID와 패스워드를 사용하는 간편 로그인 방식으로 인증했다. 안 본부장은 “최근 누적 수신고가 4300억원, 누적 대출은 3800억원에 달한다”면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숫자가 5천만이상 고액예금 가입자로 최근까지 1800여명에 달했다”고 강조했다.
안 본부장은 이 같은 성과를 거둔 것은 ICT 기술이 큰 역할을 했다면서 “처음 출발할때 오프라인 은행과의 차별점을 많이 고민했다. 여러 차별성이 있지만 키포인트는 모바일과 ICT였다. 바이오와 빅데이터도 많이 고민한 부분”이라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우버와 에어비앤비, 아마존 같은 IT기업을 많이 연구했다”고 소개했다. 이들 미국계 기업은 고객 관점에서 ICT를 활용, 편의성을 대폭 높이고 가격을 낮춘 공통점이 있다.
특히 안 본부장은 신기술 뿐만 아니라 기존 기술을 결합하거나 융합해 새로운 기술로 재탄생시키는 ‘리인벤트’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케이뱅크가 선보인 ICT 기술 중 많은 부분이 기존 기술을 결합, 고객 편의성을 높인 것이라는 것이다.
케이뱅크는 영업에 필요한 사무실이 두개 (광화문과 충정로)밖에 없다. 반면 4대 은행 지점수는 3500여개가 넘는다. 안 본부장은 “언제 어디서나 24시간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은행의 장점으로 발생한 비용절감 혜택은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려준다”면서 “속도와 품질은 높이고 비용은 낮추는 등 앞으로도 ICT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계속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은행이다 보니 보안도 케이뱅크의 화두 중 하나다. 안 본부장은 “지문인증을 넘어 정맥인증, 홍채인증, 화자(목소리) 인증에도 도전할 것”이라면서 “화자인증 시대가 오면 거실에서 모든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카우치(Couh) 뱅킹’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안 본부장은 첨단기술이 적용된 ‘혼뱅’ 같은 새로운 문화가 자리잡으려면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성숙한 사회가 요구된다면서 “이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숙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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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이후 곽덕훈 도산아카데미 스마트사회지도자포럼 회장(시공미디어 부회장)은 “기술이 발전한 초연결과 모바일 사회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도덕성”이라며 “모바일과, 인터넷은행, 기술은 혼자만 가면 안되고 도덕성과 같이 가야 한다. 그래야 신용사회가 꽃을 피울 수 있다”며 기술에 걸맞는 도덕과 문화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번 포럼에는 곽덕훈 회장을 비롯해 김경묵 지디넷코리아 대표, 김철균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장, 목남희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 박태수 로보코 대표, 서재철 한국인터넷진흥원 수석연구위원, 이상석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상근 부회장, 이서원 나이스평가정보 솔루션개발실장, 최성 남서울대 교수, 임영기 키즈칼리지 회장, 정윤계 윤송이엔씨 대표, 허남일 강남대 글로벌경영학부 교수, 경기환 케이뱅크 매니저, 안종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원종윤 인성정보 대표, 이종국 뱅크웨어글로벌 전무, 강석진 CEO컨설팅그룹 회장, 구연주 ES그룹 대표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