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저차이나 "불확실한 중국시장? 데이터에 답 있다"

천계성 대표 "마케팅-세일즈 상관관계 분석"

인터넷입력 :2017/06/01 10:51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냉각됐던 중국과의 관계가 새 정부 들어 해빙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연스럽게 한한령(한류제한명령)의 타깃이던 연예 콘텐츠 뿐 아니라 함께 침체됐던 중국 관련 사업도 활기을 띨 것이란 기대감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잠재력 높은 중국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업체는 수없이 많다. 하지만 시장 덩치만 믿고 무턱대로 발을 들여놨다간 낭패를 보기 쉽다.

중국 소셜미디어와 전자상거래 빅데이터 분석 스타트업인 메저차이나는 이런 기업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자신한다. 다양한 분석툴을 바탕으로 예측 가능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해 준단 얘기다.

중국은 가장 강력한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을 펼치는 나라 중 한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측이 쉽지 않은 곳으로 유명하다.

과연 데이터 분석이 불확실성 가득한 중국 시장 진출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천계성 메저차이나 공동대표에게 상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중국 시장, 데이터 분석으로 답 찾는다

메저차이나에서는 분야별 브랜드 매출 순위와 타오바오 판매 데이터를 제공한다.

메저차이나는 중국 SNS와 전자상거래 데이터를 자동 수집·분석해 기업별 마케팅과 세일즈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데이터 기반 마케팅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업체다.

데이터 측면에선 각 브랜드의 키워드와 업계별 실시간 이슈를 분석해 준다. 분석할 때는 관련 콘텐츠 수, 언급 증감 폭, 해시태그 등 다양한 지표를 활용한다.

또 마케팅 인사이트를 도출하기 위해 전자상거래 업체별 매출액·평점·인기 콘텐츠, 후기와 SNS 광고비, 시간대별 반응 패턴, 개별 콘텐츠 확산 현황이나 영향력 높은 인플루언서를 파악해 기업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케팅 진행 대상도 선별해준다. 중국 인플루언서인 '왕홍' 상위 1만명의 개별 영향력이나 브랜드별 적합도 분석이 대표적이다. 이를 토대로 효과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왕홍을 추천, 마케팅 진행 이후의 성과도 분석해 개선 방향을 제시한다.

천계성 대표가 중국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단순히 중국 시장이 거대한 잠재력을 지녔기 때문이 아니었다.

천 대표가 첫 번째로 시작했던 사업은 '트립비'라는 모바일 기반 여행 서비스였다. 여행객들이 사진을 올리고 올린 사진을 토대로 여행 루트를 도출해 제공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용자 호응은 많이 얻었지만, 그에 비해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만큼의 수익은 도출하지 못했다.

천 대표는 플랫폼의 기술력이 사업가로서의 재기를 도왔다고 답했다.

"사업이 실패로 끝난 이후에도 여행 서비스를 운영했던 만큼 관광청이나 면세점, 특히 중국 관련 사업체에서 마케팅 관련 제의가 많이 들어왔어요. 사정이 여의치 않았던 만큼 제의를 통해 들어왔던 프로젝트들을 맡아 진행하긴 했는데 결과가 썩 좋지 못했어요. 실패 요인을 찾기 위해 API를 분석하다 보니 실제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중국 인플루언서, 즉 왕홍이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는지 파악하게 됐죠. 데이터를 살펴보니 한 마디만 해도 영향력이 엄청난 개인이 있는 반면에 구독자 수가 많아도 실제 영향력은 미미한 사례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런 데이터 결과를 체계적으로 구축해 서비스로 내놓은 게 지금의 메저차이나입니다."

■"유튜브 광고 집행비 100분의 1로 같은 성과 도출"

메저차이나에서는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마케팅에 적합한 왕홍을 추천해준다.

천계성 대표의 설명에 의하면 중국 시장 진출할 때 어려운 점 중 하나는 데이터 분석이었다. 현지 상품 판매 채널은 수천 개 이상까지 증가하는 데 반해 시장에 공개되는 API가 시장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형태로 풀리고 있다는 것이 기업들의 고민이었다.

"중국은 알리바바, 웨이보, 위챗 등 대형 플랫폼들 위주로 API가 개방돼 있습니다. 그러나 개별 브랜드 업체들이 이를 해석할 수 있을 정도로 친절한 정보는 아니에요. 원본 데이터를 재분해해서 브랜드 업체의 눈높이에 맞춰 분석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 저희의 주된 서비스입니다. 상품 관련 댓글의 성격과 타오바오 등 오픈마켓에 존재하는 왕홍 사업자들의 판매 현황도 함께 분석해요. 이들을 동원한 마케팅 비용이 얼마인지 산출해 마케팅 성과를 예측하는 거죠."

또 대다수 고객사들이 구독자 수 등 숫자에 집착하지만, 실제 데이터를 분석하면 구독자 수와 커뮤니티에 대한 영향력은 별개인 경우도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고객사들은 보통 구독자 수 상위 5명의 왕홍을 추천해달라는 식으로 의뢰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구독자 수에 상관없이 특정 조직에서 영향력이 높고 해당 인물에 대한 반응의 정도를 뜻하는 '인게이지먼트'가 높은 왕홍은 따로 있어요."

천 대표는 서울시와 함께 진행한 관광행사 '2016 서울 섬머 세일' 홍보 경험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당시 가진 단서는 서울시 홍보대사가 슈퍼주니어라는 점 하나 뿐이었어요. 일단 팬클럽 커뮤니티를 전부 분석하는 것부터 시작했죠. 서울과 슈퍼주니어 관련 인플루언서 중 영향력 있는 인물을 섭외해 홍보를 진행한 결과 광고 비용 없이 누적 인게이지먼트 총 1만 7천건을 넘겼고, 2개월 만에 관련 콘텐츠가 거의 1천만 건에 도달하는 등의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비용 측면에서 유튜브 광고 대비 100배 이상의 효율을 이끌어낸 사례도 존재했다. 모 뷰티 브랜드 업체의 경우 공식 채널을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왕홍을 이용한 광고 캠페인을 진행해 1개월 만에 조회 수 4천만을 넘겼다. 마케팅 과정에서 각 왕홍의 투자자본수익률을 도출해 성과를 예측하고, 브랜드 연관도도 파악해 왕홍을 선발했다. 홍보를 진행하는 동안 중국 주요 영상 플랫폼 등에 메인 영상으로 등록되는 등의 행운도 따랐다.

서비스 성과가 뚜렷하다 보니 고객사의 긍정적인 반응도 따라왔다.

"한국 사람들이 국내 SNS에서 흥행할 만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데, 외국 SNS에서 마케팅 콘텐츠를 만들어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도전이죠. 저희 같은 경우 데이터를 통해 체계적으로 트렌드, 왕홍 관련 정보를 알려주니까 서비스 이용 후에 안심하는 업체들이 많습니다."

천계성 메저차이나 공동 대표.

■"아시아 100대 회사, 고객으로 만들고파"메저차이나가 향후 고객사로 노리는 곳은 서구권 업체와 중소 기업이다. 중국 시장 진출에 가장 어려움을 많이 겪는 업체부터 접근하겠다는 전략이다.

"중소기업 같은 경우 특히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중국의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는 업체가 많아요. 타오바오 등 전자상거래를 이용하는 판매자가 940만명인데, 업체 입장에서는 그 중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자본에 큰 여유가 없는 중소기업이 찾아오더라도 적은 예산으로 몇 배의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또 마케팅 담당자가 더 신경 쓸 필요 없이 유통·판매가 원활히 되도록 자동화된 데이터 마케팅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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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계성 대표는 향후 사업이 성장함에 따라 아시아 100대 회사를 고객사로 유치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장기적인 목표는 아시아 100대 회사들이 저희 업체가 없으면 관련 업무를 할 수 없을 만큼 성과를 인정받는 것입니다. 대기업도 몇억원 단위 마케팅 집행 과정에서 담당자 개인의 임의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요. 당연히 결과물은 천차만별로 나타나죠. 결정권자에게 관련 보고를 할 때 담당자가 보여주고 싶은 자료만 제출하는 등의 문제도 있습니다. 저희가 하루에 수집하는 데이터가 수천억 건에 달하는데, 수집된 여러 종류의 데이터를 분석해 마케팅 관련 표준화된 데이터 기준을 제공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