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패션 시장, 디자인으로 승부해야"

원종은 리앙 대표의 중국 패션 시장 성공기

인터넷입력 :2017/04/12 17:25

중국이 세계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 요인 중 하나는 '가격 경쟁력'이다. 최근 들어 현지 인건비가 급증하는 추세지만, 압도적으로 저렴한 비용 때문에 고도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영역에서 중국을 이길 수 있는 국가는 아직 흔치 않다.

요즘은 누구나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얘기다. 하지만 원종은 리앙 대표는 10여 년 전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되던 시장에 뛰어들면서 직접 체감했다. 다른 업체에서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저렴하게 물건을 파는 것을 보고 원 대표는 도매상들의 제품 구입처를 찾다가 그 출처가 모두 중국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중국 현지 시장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다.

원 대표는 우리가 중국 패션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경쟁력을 '디자인'으로 보고, 신진 디자이너와 함께 중국 시장 문을 계속 두드린다는 계획이다.

한류 패션 유통 플랫폼 '아이따한.

■“한국의 경쟁력은 디자인”

리앙의 '아이따한'은 역직구 패션 전문 유통 플랫폼이다. 중국 패션 상품 도매상으로 한국과 중국 양국을 오가던 원 대표가 스스로 체감했던 숙박비, 체류 시간 등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만들었다.

원종은 대표는 앞으로 한국 패션이 경쟁력을 지닐 수 있는 것은 아이디어, 즉 디자인이라고 봤다. 중국의 의류 제조력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사업 초기에는 한류 패션 상품을 중국 현지에 판매하는 도매상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유통 중개 플랫폼 ‘아이따한’을 만들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2차 사업모델로 한국 신진 디자이너와 중국 대형 의류업체 간 계약을 중개하는 데 전념하겠다는 계획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과 중국의 의류 제조력 차이가 많이 났어요. 한국에서는 새하얀 색을 뽑아내는데, 중국은 못 뽑아낸다든지 하는 차이가 있었죠. 그런데 지금은 그 차이가 매우 많이 좁혀졌어요. 단가 측면으로는 중국을 따라갈 수 없어서 저가 패션에서는 점점 한국 패션상품의 경쟁력이 줄어들고 있어요. 하지만 디자인 측면에서는 아직까지 한국이 중국보다 우세한 편이에요.”

이것이 원 대표가 한류 ‘디자인’ 수출이라는 전략을 짠 이유다.

아직까지도 중국 시장에서는 ‘짝퉁’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 때문에 원 대표는 상품이 아닌 디자인을 수출하기 앞서 약 1년 정도의 시간을 들이면서 중국 업체와 계약 관련 세부사항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진 디자이너들이 업계에서 영향력이 약하기 때문에 디자인만 뺏기는 등의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다.

원종은 리앙 대표.

■“현지 사정 파악하고 선입견 벗어나야”

중국 시장 진출에 앞서 유념할 점으로 원 대표는 현지 시장을 제대로 알고 있는 ‘중국통’을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시장을 노리는 스타트업에게 자신이 진짜 중국통이라며 접근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근데 알고 보면 아닌 경우가 매우 많죠. 처음에는 그렇게 접근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다 믿었는데, 지금은 바이두에 검색을 해보거나 주변에 조언을 구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취하게 됐어요.”

또 중국 업체를 대하는 일부 한국인의 선입견도 지적했다.

“아직까지도 중국 업체 사람을 만났을 때 은연 중에 하대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중국이 그리 잘 사는 나라가 아니라는 과거의 선입견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건데 정말 잘못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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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은 대표는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신진 업체와 디자이너를 도와 윈윈 전략을 수행할 수 있는 패션 유통 플랫폼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저희도 스타트업이라 새로 시작하는 입장의 어려움을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저희 플랫폼에 입점하는 국내 업체한테는 수수료를 일체 안 받아요. 신진 디자이너 위주로 디자인 수출을 한다는 계획도 그런 차원에서 나온 것이기도 해요. 영세업체, 신진디자이너에게 도움이 되는 패션 플랫폼이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