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정유라 씨 승마지원 관련 외환관리법 위반 여부를 놓고 특검과 변호인단의 공방이 벌어졌다.
특검은 삼성이 허위 신청서를 작성해 외화를 송금했고 이는 불법 외화 반출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 측은 외화 송금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19차 공판에는 서울 세관 소속의 윤모 주무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재판부는 삼성전자의 정유라 승마지원 특혜 여부로 인한 외환관리법 위반 논란에 대해 실무자로서의 설명을 듣고자 이날 윤 씨를 증언대에 세웠다.
윤 씨는 서울세관에서 물품의 수출입 과정에서의 관세법, 외국환 거래법, 대외무역법 등의 사무를 담당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 2월 특검에 출석해 삼성전자가 정유라 지원을 위해 독일 코어스포츠나 삼성전자 독일 법인 등에 송금한 내역서 등에 대해 실무자 입장에서 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등의 의견을 진술했다.
특검은 삼성이 지난 2015년 9월 30일 독일로 송금할 당시 작성된 '예금거래신고서'를 증거로 제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삼성은 '우수마필 구입 및 차량 구입을 위한 대금 지급'이라는 명목으로 삼성전자 명의의 독일 KEB하나은행 계좌에 319만 유로를 송금했다.
특검은 "삼성이 독일로 송금하는 과정서 예금 신고를 했기 때문에 이는 자본거래로 인식되고, 그에 따른 증빙서류가 필요했다"면서 "그러나 삼성이 증빙서류로 제출한 것은 용역 계약서였고, 마필과 차량의 소유권도 최 씨 측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이는 허위 신청임이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외국환 거래법에 따르면 미화 2천불을 초과하는 지급 등을 하고자 하는 자는 외국환 은행장에게 지급 등의 사유와 금액을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특검은 윤 주무관에게 "돈을 지급해서 마필을 구입할 경우, 계약서를 사전에 제출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용역 계약서를 증빙서류로 제출하면 인정되는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윤 주무관은 "증빙 서류는 앞으로 어떤 식으로 돈을 사용하겠다는 내용이고, 이런 경우 말 매매 계약서는 사전에 제출이 어렵기 때문에 그에 따른 계획서가 제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증빙서류와 다르게 사용된 것이라면 문제"라고 답변했다.
즉, 송금 목적을 증빙할 서류에 적합한 것은 마필 및 차량 대금에 대한 입증 자료이고, 삼성 측이 해당 금액으로 구입한 마필과 차량을 최 씨 측에 제공한다는 사항이 사전에 이야기 된 것이라면 문제가 된다는 설명이다.
이어 변호인단은 윤 주무관에게 "마필과 차량을 구입해서 삼성이 한동안 소유한 후 나중에 팔았을 경우엔 문제가 없는 것인가"라고 바꿔 질문했다. 이에 윤 주무관은 "용도대로 사용됐다면 문제가 없지만, 이런 경우 조사할 때 따져봐야 할 것이 있다"면서 "단순 외화 사용 변경과, 처음부터 의도가 있는 송금은 다른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이는 개인적으로 수사관의 입장에서 말한 것"이라며 "예금거래 신고 사유와 실제 사용 내용이 달라 처벌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한 시간에 걸친 윤 주무관의 증언이 끝난 후 삼성 측은 "독일로 송금한 금액으로 마필과 차량을 구입한 후 삼성이 한동안 계속 소유하다가 나중에 소유권을 넘겼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면서 "마필과 차량 구입비는 정유라 씨 것이 아닌 삼성전자의 자산이었고, 마필 매각 후 해당 금액은 삼성전자로 귀속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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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변호인단은 "증인은 특검에서 진술할 당시에 특검이 설명한 사실관계를 전제로 일반론적인 이야기를 했다"며 "증인의 증언 가치가 없고, 따라서 특검 측 공소사실이 입증된 바도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특검은 "변호인단은 예금거래 신고서에 예치 사유로 마필과 마필운송차량을 구입하려는 목적이면 됐지, 그 귀속이 어떤 문제냐는 입장"이라면서 "이는 외국환 거래법의 입법 취지를 몰각하는 것이다. 실제 실무적으로 그렇게 하도록 규정돼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