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삼성의 해외전지훈련 지원 혐의를 둘러싸고 특검과 삼성 변호인단이 날선 공방을 펼쳤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15차 공판에서는 최명진 모나미 승마단 감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 감독은 "지난해 박상진 삼성전자 전 사장 등을 만나 해외 승마 전지훈련 이야기를 전해들었지만 선수들이 현지에서 사용할 숙소 등의 문제로 결국 진행되진 않았다"면서 "당시 박 사장 등은 전반적인 훈련 계획을 말해줬을 뿐 구체적인 계획을 말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최 씨는 지난 1986년부터 2009년까지 삼성전자 승마단에서 선수 겸 감독으로 활약했다.
그는 삼성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에 출전할 승마선수를 지원하기 위해 계획했던 이른바 '함부르크 프로그램'과 연관이 있는 인물이다.
함부르크 프로그램은 삼성이 최순실 씨의 최측근이었던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의 요구에 따라 진행하려고 했던 승마 해외전지훈련 프로젝트다.
증언에 따르면 당시 최 감독은 삼성 관계자를 만나는 자리에서 '출장 계획'에 대해 서류 등을 구체적으로 전달받은 사실이 없고, 단지 이야기를 전해들은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최 감독이 삼성 관계자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함부르크 프로그램에 대한 기획서 조차 보지 못했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며 "프로젝트의 진정성에 의문이 가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 측 변호인단은 최 감독의 진술에 대해 다른 주장을 펼치며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최 감독의 진술에서 알 수 있듯 삼성은 최순실 게이트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정유라 씨 외의 다른 선수들을 지원하려 했다"며 "또한 프로젝트 계획서를 보지 못했다고 해서 계획 자체에 의문을 가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최 감독은 "정유라 선수의 아버지인 정윤회 씨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으나, 최순실 씨는 승마계에서 유명한 인물이 아니었다"며 "(본인 역시) 정유라 선수의 부모인줄로만 알고 있었고, 이후 언론을 통해 (국정 농단사태) 보도를 보고 최 씨의 영향력을 알게됐다"고 진술했다.
특검과 변호인단은 최 감독의 이같은 증언을 둘러싸고 서로 상반된 주장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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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은 "최 감독이 정유라 선수가 정윤회 씨의 딸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최순실이 유명했느냐를 따지기 보다는 정 선수의 뒤에 존재하는 든든한 정치적 배경을 알고 있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변호인단은 "이번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최순실 씨가 승마계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했느냐는 것"이라며 "40년 넘게 국내 승마계에서 활동한 최 감독은 최순실 씨를 단지 정유라 선수의 어머니로 알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