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제 9단이 이번에도 인공지능(AI)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알파고는 커제 9단과 2국에서 흑돌을 잡고 첫 수를 소목에 두고, 세번째 수에서는 좌하귀 3.3에 착점하며 실리를 노리는 자신의 장기를 발휘했다.
이에 커 9단은 경기 초반 알파고가 5수에 좌상귀 소목을 날일자로 놓자, 자신은 우하귀 소목에 같은 수를 놓으며 흉내바둑을 두면서 맞서고 이후에는 흉내바둑을 접고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면서 접전을 펼쳤다.
그러나 커 9단은 중반 이후 20수에서 실점을 하며 불리해진 바둑을 이겨내지 못하고 47분이 남은 상황에서 돌을 접었다.
25일 중국 저장성 우전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국에서도 강화학습으로 무장한 알파고에게 155수만에 패배하면서 3국 중 2국을 알파고에게 내줬다.
현장에서 중계를 맡았던 김성룡 9단은 중반까지만해도 "바둑 내용 자체는 알파고보다 앞서거나 우세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상황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경기를 지켜보던 바둑 국가대표팀 목진석 감독은 경기 후반부에 "초반에 판을 잘못 짠 20수가 패착이 아닌가 한다"며 "초반에 여기서 실점을 한 다음 바둑이 불리해지면 심적으로도 급하게 흘러가는데 알파고가 이를 추궁해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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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9단은 지난해에 비해 달라진 점에 대해 "작년 버전은 너무 놀란게 많아서 알파고 실력자체를 가늠하지 못했는데 커제 등 정상급 선수들에게 어느 정도 승산이 있는 수준이었지만 현재 버전은 지난 1월 버전과 거의 흡사하다"고 평가했다.
김 9단은 "알파고가 달라진 점은 이전에는 1분 제한시간을 설정한 것과 같이 기계적인 느낌으로 썼다면 지금은 쉬운 것은 빨리두고, 어려운 것은 1분을 거의 다 쓰는 등 인간과 비슷해졌다"고 말했다. 이어서 "기계가 발전하면 인간 같이 느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