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구원은 나선은하가 아닌 타원은하에서 밀려나오는 가스 꼬리의 초기 모습, 즉 해파리 타원은하를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16일 밝혔다.
우주 속 수천 개의 은하들이 모인 거대은하단에는 다양한 형태의 은하가 존재한다. 가스의 꼬리가 나온 모양인 해파리은하는 이제까지 주로 나선은하에서 발견돼왔다.
거대은하단은 수천 개의 은하들이 서로 중력적으로 결합돼, 강력한 중력으로 근처에 맴도는 은하들을 중심으로 빨아들인다. 이때 거대은하단을 채우고 있는 뜨거운 가스의 압력에 의해 은하 안에 남아있던 차가운 가스들이 은하 바깥으로 빠르게 밀려나면서 은하가 이동하는 반대 방향으로 긴 가스 꼬리가 만들어진다.
그 모양이 해파리와 닮았다고 하여 이를 일명 ‘해파리(Jellyfish) 은하’라고 부른다.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은하 내 차가운 가스의 함량이 높아야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파리은하는 비교적 차가운 가스가 풍부한 나선은하에서만 발견됐다.
한국천문연구원 신윤경 박사가 이끄는 국제공동연구팀은 거대은하단 ‘아벨 2670’의 중심으로 빨려 들어가는 타원은하와 이로부터 떨어져 나온 가스에서 새로운 별들이 태어나는 특이한 현상을 포착했다. 은하단의 뜨거운 가스에 의해 타원은하의 형태가 급격히 변형되는 찰나를 포착함으로써 은하 주변 환경이 은하의 진화과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중요한 실마리를 찾게 됐다.
이번 발견에는 칠레 VLT(Very Large Telescope) 8.2미터 망원경에 장착된 3차원 광시야 분광관측기기 MUSE(Multi Unit Spectroscopic Explorer)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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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 논문은 천문학 분야 최상위급 학술지인 미국 천체물리학저널 레터스(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5월 1일자에 실렸다.
신윤경 박사는 “이 은하는 최근에 가스가 풍부한 은하와 병합을 겪은 뒤 거대은하단의 중심으로 빠르게 빨려 들어가는 중으로 보인다”며 “풍부한 가스의 기원과 해파리은하에서 별 형성이 일어나는 과정을 밝히고자 자외선, 전파 등 다파장 자료를 이용해 후속 연구 중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