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앱 '허위매물 퇴치 전략' 비교해보니

발로 뛰는 '직방' vs 데이터 분석에 힘쏟는 '다방'

인터넷입력 :2017/04/25 13:55

부동산 앱들이 그간 끊임없이 제기된 소비자 불만사항이었던 허위 매물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부동산 중개 앱 대표주자로 손꼽히는 직방과 다방이 다른 방식의 허위 매물 관련 대응책을 내놔 주목된다.

직방은 악성 지역 전수조사를 통해 이미 이전보다 개선된 결과를 이끌었다는 판단이다. 반면 다방은 그간 누적된 정보를 토대로 허위 매물의 특성을 도출해 사전 차단하는 방법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 장 전수조사와 강력 제재 동원하는 직방

직방 허위매물 누적 경고 수 현황 조사.

직방은 지난 1월부터 허위 매물 아웃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직방은 작년 하반기 전국 허위 매물 악성 지역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그 중 허위 매물 문제가 심각한 지역인 서울 강남구·관악구, 인천 남동구·부평구, 부산 남구·부산진구 매물에 대한 재조사에 들어갔다. 중개사무소를 방문하거나 임대관리업체를 찾아가 매물을 확인하고 임대인에 직접 연락하는 등 중개사들이 올린 매물이 실제 가격과 맞는지를 매물 건수 별로 확인해 허위매물 여부를 검토했다.

조사 이후 편법을 이용해 반복적으로 허위매물을 올리는 강남구 중개사무소 약 180곳 중 16곳을 경고·탈퇴 처리했다. 인천 남동구 부동산 5곳에도 제재를 가했다.

안성우 직방 대표는 "허위매물 아웃 프로젝트를 통해 해당 지역의 진성매물 비율이 높아지면서 이용자로부터 접수되는 허위매물 신고 건수가 약 20%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이후 매물가가 정상화된 지역도 나왔다. 강남구, 인천 남동구 일대 전세가가 프로젝트 실시 이전보다 1천만원~3천만원 가량 높아졌다. 같은 지역의 원룸·투룸 월세도 가격이 최소 5만원~20만원 높아졌다.

직방은 매달 악성 지역을 대상으로 허위매물 아웃 프로젝트를 이어 나갈 예정이다. 지난 3월 서울 동작구·영등포구 등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추가 전수조사를 진행하겠다고 공언했다. 1분기 보고서는 오는 28일 배포할 예정이다.

그 외 통화 후 중개사를 방문했는데 상담했던 방이 이미 나가고 없다거나 허위매물일 경우 보상해주고 해당 중개사에게 제재를 가하는 제도인 '헛걸음 보상제'를 도입했다. 또 가상 안심번호를 이용해 통화하고 내역 기록을 자동 저장하는 '안심녹취서비스', 매물을 올릴 때 실명을 공개해야 하는 '매물광고실명제', 허위매물 신고 접수 시 쌓이는 경고 횟수에 따라 강제탈퇴까지 이어지는 '삼진아웃제'를 운영하고 있다.

직방 관계자는 "대부분의 허위 매물 문제는 여러 사무소를 전전하면서도 관청에 매물 광고 등록자로 신고되지 않는 중개보조원과 관련돼 있다"며 "매물광고실명제를 필수로 적용하면서 신원이 보장되지 않은 사람과 자사 플랫폼에서의 연결을 차단하는 성과도 거두는 등 지속적으로 허위 매물 단속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허위 매물 등록 시점부터 단속"

다방 매물분석시스템 '다방면 스코어'

다방은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으로 허위 매물의 특성을 모델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허위매물로 판단되는 매물을 등록 이전부터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데이터 분석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고난도 분석을 수행할 전문 분석인력을 충원하고 산학 연계 자문단을 운영하며, 유관 외부 전문기관과 전략적 제휴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방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신용 평가 인력을 영입했다"며 "실제 금융권에서 쓰는 신용 평가 모델을 누적 데이터 분석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방은 20일 발표한 데이터 분석 센터를 통해 허위 매물로 간주하는 특성을 정형화시켜서 이용자들에게 경고 안내를 띄울 계획이다. 예를 들어 해당 지역 평균보다 비정상적인 조회 수가 나오거나, 금액, 평수, 옵션 등 지역별 매물 특색을 정리해 평균적인 특징과 동떨어진 매물에 대해 제재를 가한다는 것이다.

다방 관계자는 "부동산 분야에 오래 종사한 분들은 매물 광고만 봐도 허위인지 아닌지 안다"며 "부동산 관련 전문가도 허위 매물 단속 TF에 영입했다. 심증을 갖고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접근해 조사하다 보면 십중팔구 허위매물로 밝혀지는 경우가 많아 판단에 참고가 되는 특징들을 수치화시킬 계획"이라고 답했다.

또 "향후에는 올라온 매물 사진을 분석해 채광이 너무 밝게 나오는 등의 이상 요인을 감지하는 체계를 갖출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회사는 허위 매물을 판별하는 체계를 갖추기 위해 자체 매물 분석 알고리즘을 적용한 매물 분석 지수 '다방면 스코어'의 고도화도 진행, 새 버전을 6~7월 내놓을 방침이다.

이 밖에 경고 4회 시 공인중개사 퇴출하는 허위 매물 제재 규정과 함께, 공인중개사가 직접 허위 매물을 제보하는 '다방 암행어사 제도', 이용자 간 후기를 공유하는 '부동산 리뷰 서비스', 실시간으로 매물 정보 변경 내용을 반영하는 '다방프로'를 대비책으로 운영하고 있다.

■"근본 해결 위해선 매물 정보 관리 강화 정책 필요"

각 업체가 준비한 해결책이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볼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허위 매물 문제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 부동산 앱 이용자 조사 결과.

한국소비자원에서 직방, 다방 외 부동산 중개 앱 방콜을 이용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작년 4월 28일부터 5월 10일까지 조사한 결과, 앱 상에서 본 정보와 실제 내용이 모두 일치한 경우는 매물 100개 중 41개에 불과했다.

100건 중 매물을 보여주지 않거나 가격·옵션 등이 불일치한 경우가 과반을 넘어선다는 것이다. 이처럼 많은 소비자들이 부동산 앱의 가장 큰 문제로 허위 매물을 지적하지만 지금까지 근절되지 못하는 이유는 허위매물 여부를 명확하게 검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용자의 문의 전화에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둘러대고, 방문 후에 미처 정보 게시를 중단하거나 수정하지 못했다고 둘러대면 고의성을 갖고 허위매물을 올렸다는 책임을 지우기도 어렵다.

해당 조사에서 가격이 상이한 경우(13개) 중 집주인이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관리비(9개)가 가장 많이 보고되고, 매물을 보여주지 않은 경우(22개) 중 매물이 이미 계약돼 볼 수 없다고 한 경우(15개)가 가장 많이 나타난 것도 맥락을 같이 한다.

때문에 부동산 앱이 매물 정보 게시에 대한 강력한 정책을 수반해 부동산의 매물 정보 관리를 강화하지 않는 이상 허위 매물 문제가 줄어들기 어렵다.

'부동산 정보 광고 플랫폼'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직방의 경우 공인중개사도 플랫폼 이용 고객이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선제적인 경고 조치보다는 게시된 정보에 대한 허위매물 여부를 명확히 검증 후에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직방 관계자는 허위매물 단속에 대해 "광고 플랫폼에 의무나 책임이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플랫폼 신뢰도 향상을 통한 이용자 만족도 제고를 위해 공인중개사 퇴출로 인한 매출 감소를 감안하고 관련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집주인이 여러 공인중개사한테 매물을 내놓기 때문에 중복 광고로 인해 팔린 매물 정보를 미처 내리지 못한 경우도 고의적 허위매물로 간주되는 사례도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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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다방의 경우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상치에 해당하는 매물 정보에 자동으로 경고 조치를 취하겠다는 계획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강력한 대응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다만 정상 매물인데도 불구하고 지역 평균과 다른 특징을 지니면 제재를 가하는 방식이라 데이터 분석을 허위매물 판별에 본격 동원하면 부동산 중개업자 간의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이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지가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