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왕국' 구글, 왜 광고차단 기능 도입할까

WSJ "크롬에 기본기능 곧 채택"…관심 집중

홈&모바일입력 :2017/04/20 14:58    수정: 2017/04/21 07:40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구글은 그 동안 광고 차단 기능 추가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그랬던 구글이 크롬 브라우저에 기본 기능으로 추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고가 구글의 절대적인 매출원인 점을 감안하면 ‘광고 차단’ 기능 추가는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9일(현지시간) 구글이 크롬 브라우저에 광고 차단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광고 차단 기능은 웹 버전 뿐 아니라 모바일용 크롬에도 함께 적용될 예정이라고 이 신문이 전했다.

물론 지금도 크롬 브라우저에서 광고 차단 기능을 활용할 수는 있다. 확장 기능을 활용해 광고를 차단하면 된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는 ‘확장 기능’이던 광고 차단을 크롬 브라우저의 기본 기능을 격상시킨다는 의미다. 그렇게 될 경우 이용자들이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광고 차단 기능이 기본 적용된다.

선다 피차이 구글CEO (사진=씨넷)

■ "팝업-자동재생 광고 등 집중 타깃될 듯"

새롭게 도입될 광고 차단 기능은 이용자들에게 나쁜 경험을 제공하는 온라인 광고들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구글은 ‘더 나은 광고연합’(Coalition for Better Ads)이 받아들이기 힘든 광고 유형으로 규정한 것들을 ’나쁜 광고(bad ads)’로 걸러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 나은 광고연합’은 팝업이나 자동재생, 프리스티셜 광고 같은 것들을 대표적인 ‘나쁜 광고’로 규정하고 있다.

‘더 나은 광고연합’은 광고 시장의 문제를 걸래내고 온라인 광고 관련 표준 제정에 힘을 보태기 위해 결성된 단체다. 이 단체는 구글 뿐 아니라 페이스북, 뉴스코퍼 등 미디어 회사와 미국 내 주요 광고주들도 협력하고

있다.

특히 구글은 ‘나쁜 광고’를 발견할 경우 해당 광고 뿐 아니라 그 광고를 내보내는 사이트의 광고 모두를 차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보도가 사실일 경우 일단 지저분한 광고를 내보내는 사이트로 분류될 경우엔 크롬 브라우저에서 아예 광고가 차단될 가능성이 많다는 의미다.

구글은 광고 수익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회사다. 따라서 크롬에 광고 차단 기능을 기본 탑재하는 것이 언뜻 보기엔 모순된 행보처럼 보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의 이 같은 행보는 방어적인 조치”라고 분석했다.

광고 차단 관련 툴들의 보급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란 것.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이용자들 중 데스크톱PC에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비율이 2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이런 상황에서 구글은 ‘광고 차단 기능’을 아예 크롬 브라우저의 기본 기능으로 추가함으로써 ‘서드파티 툴’들의 성장 자체를 무력화하겠다는 복안도 함께 갖고 있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광고 차단 툴 이용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 현상은 구글에겐 분명 걱정스러운 부분이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해 온라인 광고 매출만 600억 달러에 이른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