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수장 바뀌던 날…모두 울컥했다

17일 주총 끝으로 김상헌 전대표와 '아름다운 이별'

인터넷입력 :2017/03/17 18:25    수정: 2017/03/17 18:47

손경호 기자

'THX ♥ SH'

17일 아침 네이버 1층 로비엔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현수막엔 김상헌 전 대표가 웃는 사진과 함께 짤막한 글귀가 적혀 있었다.

"8년 간 힘든 일도 있었습니다. 좋은 성과도 많았습니다. 직원들이 서비스와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경청하며 세심하게, 때로는 과감하게 네이버를 이끌어 주셨습니다. 김상헌 대표님 감사합니다."

이날 주총을 끝으로 김상헌 전 대표는 8년 동안 맡았던 네이버 호 선장 자리를 후임인 한성숙 대표에게 넘겼다. 한성숙 신임대표와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이 새롭게 이사회에 합류하기로 결정되면서 김상헌 전 대표는 퇴장했다.

임직원들은 김상헌 전 대표의 아름다운 퇴장을 응원했다.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된 김상헌 네이버 전 대표에게 임직원들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네이버 관계자에 따르면 주주총회가 끝난 뒤 김 전 대표는 직원들과 조촐한 송별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임직원들과 함께한 추억들과 감사메시지를 담은 동영상을 보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이렇게 행복하게 떠날 수 있어서 그 누구보다 행운아라고 생각한다"며 "네이버에서 좋았던 점을 꼽자면 열손가락으로도 모자라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만 꼽자면, 좋은 동료들과 일하며 성장할 수 있다는 것, 내가 하는 일이 우리나라 모든 사람들의 지식과 편의에 바로 보탬이 될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세계를 향한 도전에 조금이나마 역할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2009년 4월 대표로 선임돼 8년 동안 네이버를 이끌었다. 네이버 대표로 재직하는 기간 동안 김 전 대표는 각종 현안들을 무난하게 헤쳐왔다. 한게임 분할, 골목상권 침해 논란, 라인 상장, PC기반에서 모바일로 서비스 전환 등 위기와 기회를 함께 경험했다.

이날 저녁 네이버는 마음의소리 1천회 돌파, 라인 상장에 이어 세번째 루버링을 통해 김 전 대표에게 마음을 전한다. 루버링은 건물 외관에 빛을 쏴서 메시지를 만들어 알리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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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크리스마스 이브 때 트리 모양을 띄우는 것을 제외하고 2015년 웹툰작가 조석이 네이버웹툰에 연재한 '마음의소리' 1천회를 넘은 것을 기념해 '마음의 소리 1,000'이라는 문구를 표시한 데 이어 2016년 7월 라인주식회사가 뉴욕, 도쿄 증시에 동시 상장했을 때 네이버 건물은 'LINE Hi NYSE'라는 문구로 빛났었다.

오늘 저녁 네이버 사옥은 'THX ♥ SH'로 빛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