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콘솔 살 필요 없겠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는 4월 공개할 차기 대규모 윈도10 업데이트 때 '게임모드'를 추가할 것이란 소식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게임모드는 PC에서 게임을 실행할 때 컴퓨팅 파워를 몰아주는 기능이다. 따라서 이 기능이 적용될 경우 게임 실행 능력이 종전보다 크게 향상된다.
게임모드는 이번 업그레이드에서 가장 기대되는 기능으로 꼽히고 있다. 무료 윈도 업데이드만으로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한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PC 시장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면 윈도10 확산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최신 운영체제인 윈도10은 여전히 똑똑한 구 버전 윈도7의 그림자 속에 가려 있다. 지난 1월 처음으로 점유율 25%를 넘었을 정도로 확산 속도가 느리다. 윈도7은 여전히 48%를 웃도는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게임모드가 MS의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윈도10 PC 성능을 효율적으로 향상시켜주면서 사용자의 마음을 사로잡을까? 정말 게임 콘솔을 대체할 수 있을까?
■ 게임모드는 어떻게 게임 성능 향상시킬까?
MS는 지난 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를 열고 게임모드가 어떻게 윈도10에서 게임 작동을 향상시키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이날 발표는 엑스박스 어드벤스드 테크놀로지 그룹 소속의 에릭 월스톤이 맡았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게임모드가 실행되면 윈도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모두 실행중인 게임성능에 집중 배치하고 할당된 자원의 운영도 최적화 한다.
CPU 작동 방법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렇다. 우선 윈도는 대부분의 CPU 자원을 해당 게임이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몰아준다. 8코어 CPU 시스템의 경우 6개의 코어를 게임 전용으로 할당한다. 게이밍에 맞춰진 코어에서 다른 프로세스에 관련된 스레드(가상 코어)는 이동시켜 제거한다.
그런 다음, 게이밍 프로세스 스레드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스레드 경쟁'을 최소화한다. 스레드 경쟁이란 한 스레드가 다른 스레드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객체를 기다리고 있게 하는 조건을 의미한다. 따라서 많은 스레드가 경쟁하고 있으면 성능이 떨어지게 된다.
GPU 측면에서 보면, 윈도는 원래 활성화되어 있는 창에 다량의 GPU 처리시간을 배정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게임모드에선 게임 이외 다른 모든 작업에서 GPU를 사용하는 시간을 줄여 보다 훨씬 더 집중적으로 게임을 위해 GPU 자원 할당이 이루어 진다.
또 게임과 관련된 자원에 GPU 메모리 사용 우선권을 줘서 전보다 끊김없이 매끄러운 작동과, 세부적인 그래픽 묘사를 가능하게 했다.
■ 게임모드 날개단 윈도PC, 게임 콘솔 위협할까?
그렇다면 게임모드로 윈도10에서 게임 성능이 얼마나 향상될 수 있을까? 게임모드가 윈도PC의 하드웨어를 게임에 최적화해 운영해 준다 해도,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게 MS 내부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엑스박스 플랫폼 파트너 그룹 프로그램 매니저 케빈 개밀(kevin Gammill)은 지난 1월 아스테크니카와 인터뷰에서 "현재 CPU나 GPU를 많이 쓰는 게임들을 놓고 테스트해 봤을 때 프레임 레이트를 2~5% 향상시키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프레임 레이트는 1초 당 보여지는 프레임의 수로, 프레임 레이트가 높으면 화면이 빠르게 움직여도 끊김 없이 표현된다. 게임모드에서 2~5% 향상은 그렇게 두드러진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
이마저도 윈도 스토어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유니버셜윈도플랫폼(UWP) 게임에서 더 성능 향상 효과가 있고, 기존 윈32 게임에서 그 효과가 덜하다고 한다. 개밀은 "게임 모드는 윈32와 UWP 게임에서 모두 작동하지만 UWP 게임에서 약간 더 성능 개선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유는 윈32 게임의 경우 백그라운드 서비스 등을 설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게임모드가 이런 것들을 감지하지 못해 최적화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윈도10에 게임모드 탑재가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MS는 윈도와 엑스박스의 경계를 허물고 싶어한다. 윈도의 게이밍 성능 향상을 중요한 과제로 꼽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번 윈도10 업그레이드에 게임모드를 탑재하며 그 첫걸음을 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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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개밀은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우리의 목표는 윈도10은 게임을 위한 최고의 운영체제(OS)로 만드는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그러기 위해 정말 중요한 것은 (윈도가 게임을 실행할 때) 하드웨어 자원 활동을 더 일관성 있게 사용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프레임 레이트나 성능이 좀 더 예측가능하고 균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콘솔은 PC보다 훨씬 예측 가능하다. 개발자들은 CPU, GPU, 메모리가 얼마나 쓰이는지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최적화가 가능하다. 게임모드가 PC를 바로 콘솔로 바꿔 놓진 못하더라도, 좀 더 예측이 가능해지는 것이 첫 걸음이란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