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통신사와 케이블업체간 결합으로 관심을 모았던 AT&T와 타임워너 간의 초대형 합병이 성사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최대 관문으로 꼽히던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사실상 승인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더버지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아짓 파이 FCC 위원장은 27일(현지시간) 참AT&T의 타임워너 인수 건을 심사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짓 파이의 이번 발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MWC 현장에서 나왔다.
아짓 파이는 이날 “내가 이해하기론 두 회사 합병 건을 FCC가 심사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롭게 FCC 수장이 된 아짓 파이는 그 동안 대형 합병에 대해 여러 가지 조건을 붙여서 승인하는 관행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심지어 아짓 파이는 지난 2014년 컴캐스트가 타임워너 케이블 인수 의향을 밝혔을 때도 승인 입장을 밝혔다. 컴캐스트와 타임워너 케이블은 이후 규제 당국의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합병 철회를 한 적 있다.
더버지는 아짓 파이의 성향을 감안하면 AT&T-타임워너 합병 관련 심사를 하지 않겠다는 발표는 놀랄 일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아짓 파이의 이 같은 발표는 AT&T가 타임워너 합병 초기에 밝힌 기조를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AT&T는 지난 해 10월 타임워너 인수를 발표하면서 “FCC 가 합병 심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두 회사간 합병에도 불구하고 무선 주파수 라이선스 문제가 없다는 게 그 근거였다. 아짓 파이의 이날 발언은 AT&T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 법무부 심사만 통과하면 거대 합병 확정
미국에서는 거대 기업들이 합병할 경우 FCC와 법무부가 동시에 심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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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C는 두 회사 합병이 소비자들에게 이득이 되는지에 초점을 맞춰서 심사하는 반면 법무부는 독점금지법 위반 사항이 없는지 평가하게 된다. 따라서 법무부보다는 FCC 심사가 훨씬 더 까다로운 편이다.
FCC가 AT&T-타임워너 합병을 사실상 승인함에 따라 두 회사는 최대 관문을 통과한 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