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국회나 정부가 법과 제도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 새 시대가 몰고 올 사회 영향과 이에 맞는 교육 방식에 대한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28일 ‘4차산업혁명 시대, 정책 패러다임 혁신은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올해 첫 굿인터넷클럽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이 패널로 참석해 4차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전개했다.
■‘사회 영향 고민’·‘소프트웨어 교육’·‘인간중심 과학기술’ 필요
먼저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입법적인 고민보다는, 이를 대하는 관점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4차산업혁명에 맞는 법이나 제도 개선에 앞서, 이로 인한 충격과 영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김 의원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사회 전반적인 영향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것 같다”면서 “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와 이에 대한 대처 방안, 또 기본소득 도입 문제와 인간형 로봇에 대한 세금 문제 등 4차산업혁명이 몰고 올 사회 변화에 대한 논의와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육에 있어서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구분 없이 컴퓨터적인 사고와 표준화된 플랫폼 교육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연구개발(R&D)에 있어 형식적인 연구를 넘어, R&D로 나온 결과물을 계속 이어가고 발전시키는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또 창업 기업이 여러 가지 법적 규제에 가로막혀 ‘죽음의 계곡’을 넘기 힘든 만큼 중복 규제의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인생 2모작을 위한 평생교육 시스템과, 저출산과 빈곤층 고령화 확대 문제 해결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송 의원은 “우리나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R&D를 하고 있지만 산출물이 어디 갔는지 모른 채 끝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 뒤 “4차산업혁명 시대로 넘어가는 변곡점에 선 지금 100세 시대를 살기 위한 평생 교육과 자라나는 세대의 소프트웨어 공교육, 그리고 인적 브레인 고갈을 해결하기 위한 저출산 구조 개혁과 빈곤 고령화 타파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은 과학기술이 경제개발 도모의 목적으로 정의되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간 중심의 재정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앞으로는 과학기술을 산업적인 측면보다는 인간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드는 인문학적 수단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뜻이었다.
신 의원은 “과학기술은 먹고 살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이제는 모든 분야에서 과학기술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며 “4차산업혁명은 제조업의 생산수단 변화뿐 아니라 과학기술을 통해 인간의 삶이 보다 윤택하게 변하는 시대이므로, 관료 중심적인 사고를 벗고 인간 중심의 과학기술 발전을 뒷받침할 기초 연구비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 입법 만능주의 벗어나야”
좌담회에 모인 세 명의 의원들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우리나라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입법과 과도한 규제를 줄여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김병관 의원은 “중개업자인 인터넷 사업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지우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 정부와 국회가 규제, 입법 만능주의에 빠져있는데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이슈 때처럼 뭔가 사건사고가 터지면 이것을 일반화 시키고 막으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통 산업과 새 산업 간 갈등이 발생할 때 이를 조정하는 정부 부처가 없다”면서 “이 역할을 총리실 또는 관련 부처가 책임감을 갖고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송희경 의원은 “글로벌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얼마나 민첩하게 대응했는지를 평가해 봐야 한다”며 “인프라는 1등이지만 정책 효율성과 자율성 등은 한참 뒤쳐져 있는데 부처 간 칸막이와 소통의 부재로 인한 손실 비용이 크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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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신성장 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서는 조직과 예산을 조정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면서 “정부가 스스로 뭔가를 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하나의 민첩한 플랫폼이 됨으로써 기업들이 신뢰하고 여기에 올라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신용현 의원은 “정부와 기업의 역할은 다르다. 정부는 인터넷 기업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야 한다”며 “기업이 잘 하려면 정부가 아무 것도 안 해야 된다는 얘기가 있는데, 어떤 문제를 입법과 규제로 풀기보다는 우리 사회가 갈등을 미리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