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 콘텐츠, 요즘 왜 뜰까

AI시대 핵심…국내외 IT강자 생태계 전쟁 본격화

인터넷입력 :2017/01/26 09:22    수정: 2017/01/26 13:26

국내 통신사뿐 아니라 주요 IT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인공지능(AI) 기반의 스피커, 음성 플랫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오디오 콘텐츠도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은 PC에서 모바일을 지나 다양한 디바이스 환경으로 플랫폼이 진화 발전한 것과 관련이 있다. 이동해가면서 편하게 듣고 소통할 수 있는 듣는 콘텐츠들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아마존, 구글 등 내로라하는 IT 기업들은 이자들의 취향에 맞춘 고품질 오디오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덩달아 국내 오디오 콘텐츠 시장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플랫폼 경쟁력 확보 위한 오디오 콘텐츠 제작 활발

아마존,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오디오 콘텐츠에 주목하고 있다.

"00야 오늘 날씨는?"

"비틀스의 음악을 틀어줘."

"너의 이름은... 어제 이어서 계속 읽어줘."

음성 비서가 속속 등장하면서 널리 활용될 서비스 유형들이다. 날씨, 음악, 서적 등 다양한 기존 콘텐츠들이 새로운 디바이스 환경에 맞게 변환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변환의 새로운 축은 음성이다.

이런 흐름은 모바일에 집중됐던 디바이스 시장이 AI 스피커 등을 통해 생활 밀착형 서비스 쪽으로 확대된 것과 관계가 있다. 개인공간이었던 집이나 자동차 등에서의 콘텐츠 소비가 연일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시장은 형성됐는데 관련 음성 콘텐츠는 생각처럼 풍부하지 않다. 최근 IT기업들과 출판업계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건 이런 약한 고리를 공략하기 위한 행보다. 이용자들의 취향을 사로잡을 콘텐츠를 한 발 앞서 만들어내자는 것이다.

이 경쟁에서도 아마존, 구글,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한 발 앞서가고 있다.

아마존의 경우 콘텐츠 품질과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2008년 인수한 오더블(Audible)을 중심으로 콘텐츠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작년 1월에는 오더블이 독점 콘텐츠 제작을 위해 유명 코미디언, 공공 라디오 등과 접촉하고 있단 소식이 전해졌다.

자세한 제작, 계약 형태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으나, 유명인사들이 직접 내레이션을 제공하는 형태며 구독자들에게 월 14.95달러를 청구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또한 오더블은 지난해 4월 '채널'이라는 기능을 베타버전으로 추가, 뉴스부터 오더블만의 오리지널 콘텐츠, 단독 라디오 등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워싱턴포스트, 테드, 뉴욕타임스, 포브스 등 전통 매체의 콘텐츠도 포함돼 있다.

아마존 스마트 스피커 에코에 탑재된 인공지능 서비스 알렉사가 뉴스 헤드라인을 읽어준다.

이후에도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됐다. 저명한 언론인 스티브 피시먼은 미국 역대 최악의 금융사기꾼 버니 매도프 본인의 미공개 인터뷰를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한 '폰지 수퍼노바'(Ponzi Supernova), 배우 마틴 쉰이 내레이터로 참여한 새로운 오리지널 프로그램 '더 홈 프론트: 라이프 인 아메리카 듀링 월드 워2'(The home front: Life in America During World War2) 등 다양한 오리지널 시리즈를 공개하며 콘텐츠를 늘려가고 있다.

아마존은 최근 타사 서비스 및 콘텐츠와 알렉사를 연동할 수 있는 ‘알렉사 스킬 키트’(Alexa Skills Kit, 이하 ASK)를 통해 오디오 생태계 확장을 꾀하고 있다. 특히 아마존의 ASK 연동 서비스는 작년 9월 기준으로 3천개의 연동 서비스를 돌파하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구글도 작년 11월 출시한 구글 홈을 통해 유튜브 뮤직, 스포티파이, 튠인, 판도라, 아이하트라디오 등 다양한 제휴 사이트를 연동해, 명령에 따라 음악 및 팟캐스트를 재생할 수 있다. 구글 홈 역시 작년 12월부터 자사의 API를 외부에 공개하며, 서드파티 제품 및 서비스와의 연동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 구글은 2015년 구글플레이 뮤직을 통해 다양한 방송제작자들을 섭외해 팟캐스트 서비스 운영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애플 역시 동영상과 음악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애플은 콘텐츠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고자 유명 프로듀서들과 함께 음악, 영화 분야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스트리밍 라디오 서비스인 '아이튠스 라디오'를 공개한 바 있다.

최근 맥루머스 등 주요외신들에 따르면 애플과 아마존은 아이튠스에서 아마존 오디오북인 오더블만 공급하기로 했던 독점 계약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애플과 아마존간 독점 공급계약 파기로 앞으로 오디오북 시장 경쟁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내 오디오 콘텐츠 시장도 ‘꿈틀’

네이버 오디오클립

빠르게 움직이는 글로벌 시장과 달리 국내에서는 아직 오디오 콘텐츠가 소비될 수 있는 플랫폼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 오디오북 제작에 필요한 비용 측면의 부담, 기술적 한계 등도 한계로 지적돼 왔다.

이 가운데 최근 네이버가 출시한 오디오 콘텐츠 실험을 위한 플랫폼 '오디오클립'이 국내 오디오 콘텐츠 시장의 불씨를 지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네이버는 오디오클립에서 유통되는 오디오콘텐츠를 향후 아미카 음성 비서 기술이 들어간 AI 스피커와 연동한다는 구상이다.

네이버는 음성 기술 콘텐츠 시장과 이를 통해 사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 측면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국내 콘텐츠 창작자들과 함께 새로운 사용 경험을 줄 수 있는 오디오 콘텐츠 제작 생태계를 만들어보기 위한 첫 시도로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모바일 서비스 오디오클립 베타버전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오디오 콘텐츠 시장에 적합한 기술력, 자본, 이용자 피드백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디오클립은 지식, 교양 및 실용 분야의 오디오 콘텐츠 위주의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으며, 이 속에서 구연동화, 미술관박물관 등의 '프리미엄 오디오 가이드', 오디오 포맷의 잡지인 '오디오진', '오디오 레시피' 등 새로운 형태의 오디오 콘텐츠가 만들어 질 것으로 기대된다.

창비의 오디오북 서비스 더책.

얼마 전 네이버는 오디오 콘텐츠 제작 및 기술 지원을 위해 매년 100억원씩 3년간 총 3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도 최근 팟캐스트 업체인 팟빵과 제휴하는 등 오디오 콘텐츠에 주목하고 있다. 팟빵은 작년부터 팟캐스트 셀럽을 지원하며 녹음편집 등의 과정을 지원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이 밖에도 창비, 문학동네, 커뮤니케이션북스 등 주요 출판사들이 팟캐스트 및 오디오북 제작을 준비해오고 있다. 특히 창비는 직접 오디오북 서비스인 '더책'을 운영 중이다. 더책은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활용한 오디오북 서비스로, 종이책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면 오디오북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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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교보문고는 자체 팟캐스트 채널인 '낭만서점'을 지난 2014년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또 주요 출판사들과 함께 오디오북, OST 곡 등이 담긴 멀티미디어 e-book을 공동 제작해오고 있다.

이 외에도 예스24는 소리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TTS(Text to Speech) 기능이 탑재된 전자책 앱을 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