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엑시노스 對 LG 오토사...스마트카 대결

합종연횡형 전장부품 사업 구체화

홈&모바일입력 :2017/01/25 11:45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들어 스마트카 시장 선점을 위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인포테인먼트 분야 강화에 전념해온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엑시노스 프로세서’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냈고, LG전자는 국내 IT 기업 최초로 ‘오토사’ 프리미엄 파트너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리게 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동안 자동차 업체들과 손잡고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을 강화해나가는 ‘합종연횡’형 사업을 이어나갔다. 삼성전자는 전장사업팀 설립 이전부터 BMW 등과 손잡았고, LG전자는 GM과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와 쉐보레 볼트(Bolt) EV 전장부품 공급에 전념해왔다.두 업체의 ‘합종연횡’형 행보는 올해 더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 차량에 탑재될 삼성전자 엑시노스 프로세서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전장사업, 아우디 반도체·하만 시너지 얻나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아우디와의 관계가 더 깊어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향후 출시되는 아우디 차량에 엑시노스 프로세서가 탑재되기 때문이다. 이 프로세서 탑재로 향후 아우디 차량 고객들이 최고 수준의 드라이빙 체험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11월 23일부터 아우디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반도체 협력 프로그램 ‘PSCP(Progressive Semiconductor Program)’에 참여해왔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프로세서는 이 PSCP 프로그램을 통해 차세대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로 선정됐다.

당시 PSCP 참여 협약식에 참석했던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우리의 메모리 솔루션 기술이 급진적으로 변화하는 자동차 산업에 쓰이게 돼 흥분된다”며 “고품질 및 개선된 신뢰도를 갖춘 메모리 제품들을 공급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의 커브드 OLED 디스플레이 기술이 탑재된 아우디 콘셉트카 '프롤로그'. 이 차는 지난 2014년 11월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됐다. (사진=아우디 유튜브

김기남 사장의 이같은 로드맵은 약 1년 2개월만에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아우디에 엑시노스 프로세서를 공급하게 된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한다”고 선언했다.

김기남 사장은 25일 열린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향후 엑시노스 프로세서 탑재 차량 확대 계획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하만과의 협업도 삼성전자 전장사업의 기대 효과 중 하나다.

디네쉬 팔리월 하만 CEO는 지난해 11월 삼성 서초사옥 간담회 참석에 이어,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에서도 삼성전자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장사업을 회사의 핵심 신성장 사업으로 키우면서 커넥티드카 외로도 장기적으로는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핵심 부품, 시스템, 솔루션 등의 분야로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만의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 (사진=하만)

■LG전자, ‘오토사 어댑티브’로 자율차 플랫폼 주도하나

삼성전자보다 약 2년 빠르게 자체 전장사업부서(VC사업본부)를 꾸민 LG전자는 앞으로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표준 규격 제정에 전념할 방침이다. LG전자의 이같은 움직임에 적극적인 도움을 줄 국제 표준 단체는 바로 오토사(AUTOSAR)다.

오토사는 ‘Automotive Open system Architecture(자동차 오픈 시스템 구성)’의 줄임말로 지난 2003년 설립된 차량용 부품 소프트웨어 분야 국제 표준단체다. BMW, 콘티넨탈, 지멘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전장부품 업체들이 모여 만든 단체이기도 하다.

14년간의 역사를 유지하고 있는 오토사는 최근 스마트카 시대에 맞춘 자동차 소프트웨어 OS 규격 제정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의 IT기기화가 보다 뚜렷해짐에 따라 이에 맞출 수 있는 소프트웨어 OS 규격이 요구되고 있기 떄문이다.

10.2인치 디스플레이가 인상적인 볼트 EV 실내. 볼트 EV의 주요 전장제품은 LG전자가 제작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쉐보레 볼트 EV (사진=지디넷코리아)

LG전자는 이 규격 제정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프리미엄 파트너’ 자격을 국내 IT 업체 중 최초로 24일 획득했다. 이로서 LG전자는 그동안 협력을 강화했던 GM, 다임러, 폭스바겐 뿐만 아니라 토요타, 콘티넨탈, 보쉬 등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LG전자는 오토사 프리미엄 파트너 자격 획득이 향후 전장사업에 중요한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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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평 LG전자 소프트웨어센터장 부사장은 “LG전자의 이번 ‘오토사’ 프리미엄 파트너 승인은 차세대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앞선 IT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국내 출시 예정인 쉐보레 볼트 EV 가능성에 큰 기대를 두고 있다. 또 자율주행 자동차에 향후 적용될 예정인 자동차 소프트웨어 표준 플랫폼 ‘오토사 어댑티브’ 공동개발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2016 한국전자전 'GM 모빌리티 포럼' 기조연설자로 나선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 사장 (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