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이 빠르게 변신하고 있습니다. 올 봄 무렵이면 카카옥에서 음식 주문 뿐 아니라 공연 예매까지 할 수 있게 될 에정입니다.
방식은 간단합니다. 플러스친구를 통해 채팅창에서 프랜차이즈 치킨과 피자를 고르고 주문까지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겁니다. 또 카카오 자회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아이유 같이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 공연 예매도 가능해집니다.
그 동안 카카오톡은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메신저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생활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카톡의 화려한 변신’이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변신이 시장과 고객에게 어떤 변화를 몰고 오게 될까요.
■O2O 플랫폼 전략=‘플러스친구’ 개방
카카오는 지난해 이미 카카오택시, 카카오드라이버 같은 ‘이동’ 관련 사업을 제외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는 외부에서 찾겠다고 밝혔습니다.
크게 두 가지 요인 때문이었습니다. 우선 외부적으론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됐습니다. 이와 함께 O2O 서비스에 대한 현실적인 한계 역시 모든 것을 ‘직접’ 연결하겠다는 계획을 바꾸는 데 일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래서 카카오는 O2O 사업자들과 상생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카카오가 ‘O2O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게 골자입니다.
지난해 카카오가 공개한 O2O 플랫폼의 형태와 방식을 두고 업계에서는 많은 기대와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별도 앱으로 나오는 건지, 아니면 카톡 내에 별도 탭이나 서비스로 등장할지 여러 추측과 가능성이 언급됐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무르익자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지난 24일 브런치에 카톡의 진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카톡을 개인비서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비전도 제시했습니다.
임지훈 대표에 따르면 카톡은 새로운 플러스친구를 통해 주문과 예약(예매), 상담과 구매가 가능한 만능 플랫폼으로 진화할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와 플러스친구를 맺었다고 가정해볼까요. 그럴 경우 카톡 채팅창을 통해 오늘 할인하는 메뉴를 물어보고, 바로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게 됩니다. 결제는 카카오페이를 통해 간편하게 이뤄지는 그림입니다. 음식을 받아봤는데 영 맛이 없다면 채팅창에 불만을 토로하는 것도 가능하겠죠.
또 로엔엔터테인먼트 등 엔터테인먼트 기획사 소속 연예인들의 팬미팅과 공연 초청이 카톡 플러스친구 구독자를 대상으로 판매되는 것도 가능해 보입니다. 일반 티켓 예매 사이트에는 없는 카톡 내에서만 볼 수 있는 공연들이 많아진다면 두터운 팬층이 쌓이지 않을까 기대도 됩니다.
카카오는 플러스친구를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만들 계획도 내놨습니다. 소상공인들도 카톡 플러스친구를 통해 상품과 서비스를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게 됩니다. 동네 음식점부터, 대학로 소극장까지 카톡 이용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할 수 있게 되는 날이 곧 온다는 뜻입니다.
■카톡의 진화 업계 변화와 영향은?
아직 카카오의 카톡 비전이 시장에서 먹힐지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단 소비자들은 많이 편리해질 겁니다. 카톡과 손잡게 되는 사업자들 역시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반면 배달의민족이나 인터파크처럼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존 사업자들에겐 약간의 위기로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당장은 프랜차이즈 음식점만 대상이지만, 플러스친구가 누구나 개설할 수 있는 오픈플랫폼으로 전환돼 작은 규모의 음식점들도 입점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나중에는 위치기반이나 검색 기능을 통해 자신이 있는 곳으로부터 가까이 위치한 플러스친구 음식점을 찾아 주문하는 것도 가능해지지 않을까요. 이렇게 되면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과 같은 배달음식 전문 서비스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공연 예매 역시 카카오가 멜론을 앞세워 연예 기획사와 제휴를 넓혀가고, 막강한 이용자 풀을 내세워 문화 공연 사업자까지 끌어오게 된다면 인터파크, 티켓링크와 같은 예매 사이트들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됩니다. 카톡에서 공연 검색, 예매, 결제, 문의까지 카톡 안에서 다 이뤄진다면 말입니다.
나아가 여행, 도서, 스포츠 예약(애매)등의 서비스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기존 사업자들이 카톡 플러스친구로 들어오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문제는 수수료를 카카오에 내줘야 한다는 부담이 생깁니다. 힘들게 구축한 자체 회원과 사용자 습관을 카카오에 내주고, 카톡 생태계에 흡수돼야 하는 문제도 고민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카톡의 플러스친구를 통한 O2O 전략이 성공을 거둬야 가능한 시나리오지만,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의 치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올봄 이후 소상공인들에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겠지만, 카톡 생태계로 편입하기 애매하거나 꺼려하는 기업들에게는 선택과 고민의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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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진화 소식에 업계 관계자는 “사람들의 생활방식, 사용습관을 바꾸는 게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내부에서는 잘 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아직까진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지만, 앞으로는 또 어떻게 달라지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