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자본으로 인터넷 쇼핑몰을 창업한 A씨는 주문이 늘면서 고민에 빠졌다. 매출은 늘어 좋은데, 상품을 포장하고 택배사를 불러 배송하고 나면 하루가 꼬박 지나기 때문이다. 집안을 가득 채운 상품도 더 이상 쌓을 곳이 없어 문제다. 창고로 쓸 건물을 임대하기엔 부담이고, 물류창고를 찾으려 해도 적은 물량을 취급해주는 곳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 생각보다 사업이 쉽지 않았는데 더 투자금을 들여야 할지, 아니면 일반 직장으로 복귀할지 머리가 아프다.
#. 서울 외곽지에서 대형 창고를 운영하는 B씨는 늘 아쉬운 게 하나 있다. 창고 유휴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싶은데 소호몰들을 받자니 돈도 안 되고 일거리만 늘 것 같아 고민이다. 창고 내 PC에 관리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긴 하나, 잘 쓸 줄도 모르고, 화주마다 사용하는 시스템이 달라 안 쓴지 오래다. B씨는 결국 대안을 찾지 못한 채 상대적으로 관리가 쉬운 기존 대형 유통 물량만 취급하기로 했다.
첨단 시스템을 이용해 A씨와 B씨의 고민을 동시에 풀어주는 물류 대행 서비스가 등장했다.
영업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이제 약 1년이 지난 마이창고가 그 주인공.
손민재 마이창고 대표는 "소호몰 창업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물류 문제 해결에 애로도 커지고 있지만 이를 속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곳은 없다"며 "마이창고는 전국 각지의 창고 유휴시설을 활용해 소호몰 등 유통업체의 물류를 혁신시켜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각지의 창고 유휴 시설과 유통업체를 효과적으로 이어주는 IT 시스템이 핵심 경쟁력이다.
손 대표는 국내 물류 현장에 아직까지 혁신해야 할 곳이 많다고 생각한다. 많은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물류, 배송 혁신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실제 창고 현장을 가보면 아직도 재래식으로 운영되고 효율성도 떨어지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세상은 인터넷, 모바일 시대가 됐는데 창고와 화주는 여전히 전화 통화로 업무를 보는 게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이렇다 보니 소호몰들이 서울 외곽 지역 곳곳에 퍼져있는 창고를 이용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평소 남는 공간이 있더라도 창고 입장에서는 비용 대비 일손만 많이 드는 소호몰 물량을 받아주기 싫고, 받아줄 수도 없기 때문이다.
2014년 8월 설립된 마이창고는 이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클라우드 풀필먼트 & 웨어하우스 서비스’를 지향한다. 풀필먼트란 온라인 쇼핑에 특화된 재고관리, 개별포장, 배송 연계의 전 과정을 통칭한다.
즉 마이창고는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들이 판매하는 물품의 창고 입고부터 보관, 포장, 운송 단계까지를 한 번에 해결해준다. 사업자들의 비용과 시간을 아껴주는 서비스인 셈이다. 비용은 박스 하나와 상품 하나를 기준으로 했을 때 대략 1천원(배송비 별도)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마이창고의 광고 문구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물류작업은 마이창고에 맡기시고, 핵심 업무인 상품기획과 마케팅에 집중하세요”다.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사업 본연의 임무와 역할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쓰라는 뜻이다.
창고 관리자에게도 마이창고는 IT 혁신을 가져다준다. 화주가 여럿이어도 창고에 보관된 재고 관리와 입출고 내역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때문인데, 이 덕분에 빈공간을 활용한 수익 극대화를 노릴 수 있다.
손민재 대표에 따르면 기존 창고들도 창고 입고와 물류 관리 등을 도와주는 솔루션을 도입했었다. 하지만 화주별로 사용하는 솔루션이 제각각이고, 창고의 모든 직원들이 능수능란하게 사용하기 어렵다 보니 상품 입고와 출고 등 주요 업무지시와 처리가 주로 전화 통화를 통해 이뤄졌다.
이런 한계와 문제점을 해결한 것이 마이창고가 자체 개발한 WMS 프로그램이다.
만약 창고 관리자가 별도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대형 SI업체에 의뢰할 경우엔 비용도 많이 들고,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프로젝트 매니저도 필요한데 마이창고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마이창고의 특징은 회사가 소유한 물류 창고가 단 한 곳도 없다는 점이다. 전국 각지에 있는 창고들을 마이창고의 파트너로 삼으면 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술력과 틈새시장을 노린 차별화 전략 덕분에 마이창고는 최근 SV인베스트먼트로부터 15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손민재 대표는 “국내에 존재하는 WMS 대부분이 1개 회사의 물류 프로세스만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돼 무용지물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마이창고의 WMS는 고객(화주)을 위한 상품등록관리, 입고예정, 주문관리, 현황관리, 기초정보관리에 관한 전산업이 가능하도록 고객용 시스템을 같이 제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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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마이창고처럼 수많은 화주의 각기 다른 물류 프로세스를 모두 처리할 수 있는 WMS는 없다”면서 “소호몰부터 대형유통 업체까지 마이창고를 통해 낮은 비용으로 효율적인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진짜 물류, 배송 혁신을 마이창고가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마이창고는 지난해 박스 기준으로 약 10만개를 판매했다. 1년여의 영업활동을 통해 약 50개의 고객수를 확보했다. 올해는 100만 박스 판매, 150개 고객 확보가 목표다. 현재는 8명의 인력이 소호몰 중심으로 사업을 키워가고 있지만, 추후에는 중대형 쇼핑몰부터 아마존이나 알리바바와 같은 해외 전자상거래 업체 물량까지 마이창고가 책임진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