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잎 효과’ 착안, 발암물질 잡아주는 센서 개발

이태윤 교수팀, 독성물질 검출 신기술 개발

과학입력 :2017/01/19 12:00

최경섭 기자

물방울이나 먼지 등을 스스로 걸러내는 ‘연꽃잎 효과’ 에 착안해, 발암 의심물질 등을 걸러주는 센서가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조무제)은 연세대 이태윤 교수 연구팀이 “발암의심물질 등 화학 표적물질을 실시간으로 검출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미량의 화학 표적물질을 검출하기 위해서는 나노 소재를 활용하는 표면증강라만분광법(SERS)이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SERS 효과를 가지는 금속 나노표면이 점차 오염되면서 시료 검출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단점이 있었다.

물방울 기반의 화학 표적물질 검출을 위한 초소수성-SERS 센서 개념도

연구팀은 이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물방울이 젖지 않고 쉽게 굴러 떨어지는 '연꽃잎 효과'에 착안했다.

연꽃잎은 미세한 돌기들로 이루어진 마이크로-나노 계층 구조와 물을 싫어하는 성질을 띄는 왁스층으로 구성돼 물방울이 굴러 떨어질 때 연꽃잎 표면의 먼지와 함께 떨어지면서 스스로 자정 능력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연꽃잎 효과를 연구개발에 적용, 초소수성 SERS 센서를 개발했다. 개발된 센서 표면 위에서는 극미량 시료의 움직임이 정확하게 제어되어 다양한 화학 표적물질을 실시간으로 검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선, 연구팀은 초소수성 표면 위에서 물방울 제어 경로를 설계해 이를 적용했다. 제어 경로 위에서는 물방울이 경로에 따라 움직일 뿐만 아니라, 멈출 수도 있다. 움직임이 정지된 물방울은 라만분광 레이저를 이용해 내부에 어떠한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는지 분석이 가능하다.

관련기사

이를 통해, 연구팀은 발암의심물질로 알려진 말라카이트그린(Malachite green)을 극미량 농도도 성공적으로 검출했을 뿐만 아니라, 로다민 6G(Rhodamine 6G), 나일블루A(Nile Blue A)와 같은 화학표적 물질을 동일 농도 수준으로 성공적으로 검출했다.

이태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초소수성 표면 위에서 물방울을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바이오 마커를 빠르고 정확하게 검출하는 초고속 분석 플랫폼을 제시한 최초의 연구”라면서 “독성물질 검출에서 더 나아가, 향후 한 방울의 혈액으로 다양한 분석이 가능한 시스템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