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은 스토리지에 중대한 해였다"

델에 인수된 EMC, 넷앱의 위기, NVRAM 사용 등

컴퓨팅입력 :2017/01/01 08:46    수정: 2017/01/01 09:19

2016년 기업용 스토리지 시장은 오랜 레거시를 뒤로 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본격적으로 맞이했다.

기업용 외장 스토리지의 강자 EMC가 델에 인수됨으로써 세상에서 사라졌고, 한때 EMC를 거침없이 몰아붙였던 넷앱은 뒤늦게 시장변화에 대응했다가 위기를 맞았다. 플래시 SSD를 잇는 새로운 저장매체가 마침내 상용화됐다. 썬더볼트는 3세대를 맞아 대규모 클러스터를 저렴하게 꾸릴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이에 대해 미국 지디넷의 로빈 해리스 컬럼니스트는 "2016년은 스토리지에 중대한 한해였다"고 회고했다.

■레거시 벤더와 클라우드

클라우드 컴퓨팅은 전통 데이터센터 솔루션업체에 매출, 성장, 영업이익률 등에 있어 막대한 타격을 입혔다. 스토리지 기업의 처지도 다르지 않았다.

어느 회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클라우드를 무시할 이유가 없었다. 전통적인 RAID 어레이의 거대한 비용지출에 비해 동일한 용량을 더 높은 가용성과 성능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온라인 상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기업용 스토리지업체였던 EMC는 올해 델에 인수됐다. 가격은 600억달러(약 72조원)에 이른다. 로빈 해리스는 ‘EMC 지적재산의 빠른 가치 감소에 비하면 과대평가된’ 가격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는 "스토리지 거인 EMC의 조 투치 CEO에게 있어 빛나는 리더십을 발휘한 최고의 업적"이라고 평했다.

현재 스토리지 시장은 스케일아웃형 코모디티 스토리지 시스템과 서버 내장 스토리지 등의 인기로 뜨겁다. 이는 외장형 스케일업 스토리지에 강한 EMC를 흔들었다. EMC는 스토리지 전문지식을 활용할 시스템 파트너를 찾았고, 델은 대규모 엔터프라이즈 영업 인력을 필요로 했기에 빅딜이 성사됐다.

한때 EMC를 맹추격하던 넷앱은 올플래시 스토리지 흐름에 뒤늦게 올라탔다. 넷앱은 솔리드파이어를 인수함으로써 플래시어레이 업체로 거듭나려 했다.

넷앱은 지난 4년 간 플래시에 대한 내분과 불발을 겪으며 새 시장 흐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솔리드파이어 인수로 어느정도 새 시장에 적응했으나, 이 회사는 그사이 수천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넷앱이 직면한 문제는 하나 더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위시한 퍼블릭 클라우드의 오브젝트 스토리지다. 오브젝트 스토리지는 넷앱의 핵심사업인 NAS 하드웨어 시장을 집어삼키고 있다. 오브젝트 스토리지는 넷앱의 NAS보다 더 빠르고, 안전하며, 더 확장성 있고, 더 비용효율적이다.

■레거시 벤더와 스타트업

전통 스토리지업체들은 올플래시 스토리지를 앞세운 스타트업의 위협을 맞이했다. 님블스토리지, 뉴타닉스, 퓨어스토리지 등은 최신 아키텍처를 내세우며 굳건한 RAID 패러다임을 공략해 성공했다.

세 회사 모두 성공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이뤄냈고, 전통 업체와 싸우며 매출액을 늘리고 있다.

그밖의 스타트업들은 전통 스토리지업체에 인수되며 제품라인을 재개발했다. 실리콘밸리의 전설 중 하나인 안드레아스 벡톨샤임이 지원했던 DSSD는 EMC에 2년전 인수됐다. 앞서 언급된 솔리드파이어는 넷앱에 올해 인수됐다. HGST는 앰플리데이터를 작년 인수했고 액티브 아카이빙 시장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내년도 스토리지 스타트업들이 들끓을 전망이다.

■비휘발성 RAM

앞으로 서버, 스토리지, 노트북 등의 시장에서 뜨거운 화두는 NVRAM이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미 NVRAM을 지원하고 있다.

NVRAM은 현존하는 DRAM만큼 빠르지만, 훨씬 적은 전력을 쓰고, 훨씬 더 높은 집적도를 보인다고 한다.

빅데이터 영역이 특히 NVRAM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인텔은 드디어 NVRAM 3D 크로스포인트 옵테인 드라이브를 출시했다. 아직 시험 프로젝트에 쓰이고 있지만, 내년 중 본격적인 시장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인텔이 처음으로 NVRAM 시장에 발을 들였는데, 곧 더 많은 회사가 선수로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장한 MRAM제조업체 에버스핀(Everspin)은 자사 NVRAM 제품 개발을 위한 자금을 더 확보했다. 난테로(Nantero)란 회사는 2개의 주요 패브릭 회사와 NVRAM 라이선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난테로의 탄소나노튜브 기술을 투입하는 내용이다.

■썬더볼트3 시대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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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썬더볼트3는 기존 썬더볼트2의 절반 전력을 소비하면서 초당 40기가비트(Gb)의 밴드위스를 지원하게 됐다. 이는 60Hz 4K 디스플레이를 듀얼로 처리할 수 있는 대역폭이다.

썬더볼트3를 사용하면 저렴한 PCI익스프레스 스위치를 만들게 해준다. 이에 따라 저렴한 비용으로 대형 컴퓨터 클러스터를 만들 수 있게 된다. 내년부터 썬더볼트3 기반의 클러스터를 더 많이 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