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처 개편 '솔솔'..."출연연 혁신, 어떻게 되나"

"새로운 안 제시될 가능성 커"

과학입력 :2016/12/29 12:07

최경섭 기자

정부 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 혁신이 2017년에는 전면적으로 시행될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25개 출연연으로 구성된 혁신위원회가 ‘혁신’을 선언하고 나섰지만, 정부조직 개편론 등 큰 외풍에 직면하게 됐다. 특히 연구원들의 고령화, 비정규직 문제 등 중요한 난제들은 혁신안에서 제외되면서, 생색내기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출연연 혁신위(위원장 정순용)는 지난 11월 말 혁신안 초안을 내놓고 여론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가진데 이어 내년 1월경에 최종 안을 확정한 뒤 2월부터 각 연구기관 별로 혁신안을 시행할 방침이다.

■과기 부처 개편 ‘솔솔’...“출연연 혁신, 어떻게 되나?”

정치권이 탄핵정국-조기 대선정국으로 치달으면서, 관가에서는 벌써부터 정부 조직개편 바람이 일고 있다. 특히 과학계를 중심으로 미래창조과학부를 과학 분야와 ICT(정보통신기술) 분야로 분리, 독립하는 논의들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 문미옥 의원이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 분리 독립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이어 과학계 원로를 중심으로 미래부를 발전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2017년, 전면적인 자기혁신을 선언한 출연연도 차기 정부에서 과학 분야의 거버넌스가 어떻게 재정립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요 대선 주자들의 선거 공약에 따라, 출연연 통폐합, 또는 새로운 형태의 혁신안들이 제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출연연의 한 임원은 “과기 분야 거버넌스는 물론 출연연 정책이 어떻게 개편될지 현재로서는 전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 면서도 “혁신안은 일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지만, 거버넌스가 어떤 수위로 진행될지가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연연 통폐합, 혁신 논의는 매번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해 온 카드다. 1966년 출연연의 모체인 한국과학기술원(KIST)이 최초 설립된 이후 매번 정권이 바뀔때마다 통폐합 또는 대수술 논란에 휘둘여 왔다. 20대 국회 들어서도 출연연 개편 논의가 제시되고 있다.

■ 고령화-비정규직 등 난제 "손도 못 대"

출연연들은 혁신안에 선도형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프론티어형’ 사업과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문제해결형’(R&SD) 연구개발 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 특히 출연연 간, 또는 출연연-대학 등과 융합형 과제 발굴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그러나 정작, 정치권, 정부 등에서 줄곧 지적해온 연구원의 고령화, 비정규직 확대 등 인적 시스템 개편과 관련해서는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현재 출연연 연구원의 평균 나이는 43.7세로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고령화, 관료화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면, 20~30대 연구원의 근속 연수는 2.4년에 불과해 심각한 불균형 상태다.

비정규직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25개 출연연 인원 1만5000여명 중 비정규직은 3830명으로 전체의 24%를 차지하고 있고, 특히 젊은층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신규 채용 인원의 70%가 비정규직으로 충당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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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비정규직 문제는 출연연 내부에서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으로, 전면적인 혁신을 선언한 출연연들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출연연 관계자는 “출연연의 고질적인 과제인 고령화, 비정규직 등의 난제는 혁신안에 빠져 있어, 실제 제대로 된 혁신이 가능하겠냐는 지적이 많다”면서 “이에 대한 대안들도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