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임금피크제 ‘진통’..."연구원들 이탈만 심화"

출연연 노조 성명서 발표 '반발'

과학입력 :2015/09/23 09:21

노동개혁의 일환으로 정부가 강하게 추진중인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도입이 초기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전문연구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1일 임금피크제 도입 시기에 따라 내년도 총인건비 인상률을 차등 적용한다는 방안을 담은 '공공기관 임금체계 개편 관련 경영혁신지침(안)'을 의결하고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확산을 독려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아직까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은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내달까지 단계적으로 임금인상률을 삭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래부 산하 출연연의 임금피크제 참여율은 거의 제로 상태다. 이같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임금피크제를 강하게 밀어 부치는 정부와 이에 반발하는 구성원간에 극한 대결도 불가피해 보인다.

유승희 새정치연합 의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출연연 26곳 가운데 한 곳만 제외한 25곳이 임금피크제 협상에 난항을 겪으며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며 "중장기 연구가 필요한 출연연에 임금피크제를 일률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전방위적인 임금피크제 압박에 출연연 노조도 22일 성명서를 내고 "임금피크제가 임금 강제 삭감에 지나지 않는 만큼, 제도도입 강요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소위 청년고용 창출을 구실로 임금피크제를 강요하는 것은 비정규직 문제를 외면하는 것이고, 앞뒤가 안 맞는 조치라는 것이다.

출연연의 한 노조 관계자는 "비조합원들도 찾아와 임금피크제 도입을 막아달라고 부탁할 정도다"라며 "IMF 외환위기 때 출연연 연구원들의 정년은 61세로 줄어든 반면 대학교수는 계속 65세라 출연연 연구자들이 대학으로 이직할 가능성이 더욱 커져 전문인력 인력이탈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려면 노조의 동의가 필요한데, 정부가 노조의 동의 없이도 도입할 수 있게 취업규칙 변경요건을 완화하려 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버티는 수밖에 없지 않냐"고 하소연했다.

또 한 연구원은 "대다수의 출연연 연구원들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며 "출연연 같은 경우 정년이 하루도 늘어나는 것이 아닌 임금만 깎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도 출연연에 대한 임금피크제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민병주 새누리당 의원은 원자력연구원 출신으로 출연연의 임금피크제 도입에 강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 의원은 "지난 6월부터 출연연 이직자 중 대다수가 65세 정년이 보장되는 대학으로 향하고 있고, 연내 공공기관 임금피크제가 도입될 경우 출연연 연구원들의 이탈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기재부가 임금피크제를 전문 연구원들이 대부분인 출연연에 일률적으로 도입하려는 것은 연구기관의 특수성을 무시한 처사"라면서 "출연연 정년환원과 기타 공공기관 지정 제외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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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의원은 지난 17일 국정감사에서도 정부의 노동개혁은 공감하지만, 출연연의 정년환원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같은 당인 서상기 의원은 "정년이 연장되는 타 공공기관과는 달리 이미 61세가 정년인 출연연은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 실질적으로 임금이 삭감 된다"면서 "정년 연장 없는 임금피크제 도입은 추가 부담으로 인식돼 현장에서 큰 반발이 예상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