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를 통해 CPU를 샀더니 신문지에 포장된 치킨무가 배송된다. 갤럭시S7엣지를 구매했더니 박스 안에 A4용지와 물티슈가 들어있다.
PC, 스마트폰을 통한 중고거래가 늘어나면서 관련 사기 사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예전엔 네이퍼 카페나 온라인 웹사이트를 활용한 중고거래가 대세였지만 지금은 모바일앱으로도 손쉽게 물품사진을 찍어 올리고 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중고거래플랫폼 회사들은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한 여러가지 방안들을 내놓으며 안심거래를 강조하고 나섰다.
■사기피해정보공유 사이트서 판매자 정보 확인하는 게 좋아
28일 중고나라, 번개장터, 헬로마켓 등 중고거래 업계에 따르면 국내서 대표적인 중고거래 사기 예방 서비스는 사기피해정보공유사이트인 더치트와 경찰청 사이버캅이 꼽힌다.
네이버 등 포털과 함께 웹사이트, 모바일앱을 통해서도 제공되는 이 서비스는 판매자의 스마트폰 번호, 계좌번호를 조회해 과거에 사기 이력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중고물품을 거래하려는 구매자들이라면 거의 필수로 이곳에서 판매자의 정보가 사기에 쓰였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더치트의 경우 2006년부터 피해자들로부터 사기정보를 모아 조회해 볼 수 있는 DB를 확보해왔다. 경찰청의 경우 피해신고가 접수된 건에 대해서만 조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에스크로 방식 결제 기본적으로 도입해야
또 온라인 거래에 정착된 에스크로 방식 결제는 이제 중고거래에도 필수가 됐다. 중고나라는 지난 7월부터 구매자가 물품을 수령해 확정을 해야지만 결제대금을 판매자에게 보내주는 '에스크로'를 기본 결제 방식으로 도입했다. 과거에는 판매자나 구매자의 요청에 따라 일정 수수료를 받고 제공됐던 에스크로 결제를 활용해 일명 '먹튀' 사기범들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이 같은 조치는 번개장터가 네이버페이를 통해, 헬로마켓이 마련한 자체 에스크로 결제 서비스 '헬로페이'에도 제공되는 사항이다. 헬로마켓 마케팅팀 진민수 팀장은 "타사와 달리 에스크로를 통한 안전결제에 대한 수수료를 구매자가 결정해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수료는 1천원이지만 직거래가 불가능한 경우에도 보다 안전하게 중고거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고나라는 사기 방지를 위해 워터마크도 도입했다. 판매자가 물건 사진을 올리면 자신의 닉네임이 찍혀 나오는 식으로 사기범들이 도용한 이미지를 악용해 허위매물을 올리는 것을 예방한다는 취지다.
중고거래용 모바일메신저에 일종의 계약서 방식을 쓰거나 영상을 통해 물품 상태를 활용해 볼 수 있도록 한 점도 주목된다.
중고거래 모바일앱인 번개장터는 2014년 도입한 거래리뷰인증제를 지난 10월부터 '번개프라미스'라는 이름의 거래합의제로 업데이트했다. 구매자와 판매자는 번개장터 내에서 제공되는 중고거래 전용 모바일메신저인 '번개톡' 내에 거래물품, 거래대금, 거래방법, 계좌정보 등 당사자들끼리 합의한 내용을 기록해 놓는다. 만약에 일방적인 거래 파기나 사기거래 등 분쟁이 발생하게되면 번개톡에 기록된 내용을 통해 조회해 사기여부를 판단한다. 앱을 운영하기 위해 내부에 별도 사기거래 전담팀을 두고 사기계좌를 추적하거나 사기유형들을 수집하는 한편 네이버페이를 통한 에스크로 방식 결제와 함께 사이버캅, 더치트 등이 가진 DB를 활용한다.
일반 상점 없이 순수한 개인 간 중고거래 서비스로만 운영해 온 헬로마켓은 중고사기를 막기 위해 에스크로 외에 영상통화를 활용하는 방법을 썼다.
이 회사가 10월에 도입한 '영상아이템 거래 서비스'는 판매자가 헬로마켓에 물품을 등록하는 과정에서 직접 제품 영상을 실시간으로 촬영해 업로드하도록 한 것이다. 물품을 올릴 때만 영상을 바로 찍어서 전송할 수 있도록 해서 조작이나 허위매물 가능성을 대폭 줄인다. 또한 자체개발한 모바일메신저 '헬로톡'에서 판매자가 구매자와 헬로톡 내에서 영상통화를 하면서 실시간으로 제품을 촬영해 확인해 볼 수 있는 '안심영상'도 도입했다.
더치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금융사기피해예방수가 120만여건에 달하며, 피해사례자로 등록된 수는 4만1천378건, 범죄에 악용된 스마트폰은 1억4천949개, 범죄사용계좌수는 1만5천351개 수준이라고 집계했다. 전년대비 모든 수치가 증가했다.
이와 관련 경찰청 사이버 안전국은 직거래, 쇼핑몰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몇 가지 주의사항을 안내했다.
▲스마트폰 이용할 때 인터넷거래는 가급적 신용카드를 이용하며, 현금거래를 유도하는 사람은 의심해본다.
▲'특가 할인상품' 등 광고 이메일을 조심한다.
▲채팅이나 게시판 등에서 쉽게 돈버는 법 등을 제안하는 사람은 일단 의심해 본다.
▲신뢰할만한 쇼핑몰 등을 이용, 기타 쇼핑몰의 경우 홈페이지에서 다음을 자세히 살펴본다.
-상품정보, 보증기간, 배송기간, 반품조건 등 거래조건 확인
-회사신뢰도, 매출실적 등 회사에 대한 정보 확인
-홈페이지에 약도, 주소, 연락처가 표시되어 있는지 확인
-고객게시판이 있는지 확인하고, 배송지연, 항의글이 있는지 확인
▲대형 오픈마켓이라고 하더라도 개별 입주자는 신뢰할 수 없으므로, 상대방에 대해 주의한다.
▲급한 이유가 있다며 싼 가격을 제시하며 직거래를 제안하는 사람은 주의한다.
관련기사
- 중고장터 검색어 1위 ‘무료나눔’…소비심리 ‘꽁꽁’2016.12.28
- 중고거래 시장도 모바일앱으로 재편2016.12.28
- 헬로마켓 “중고거래, 실시간 영상 보고 결제하세요”2016.12.28
- 중고거래 전성시대, 중고나라 회원수 2천만명 넘었다2016.12.28
▲부득이하게 직거래를 하는 경우, 직접만나서 물품을 받는 것이 가장 좋다.
▲해당 쇼핑몰이나 판매자를 대상으로 하는 피해자 모임이나 카페가 있는지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