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에서 왜 감동이 사라진 걸까

최근 핏빗은 부진한 실적으로 주가가 내려가고 있고, 잘 나가던 1세대 스마트워치 제조사 페블은 핏빗에게 인수 당했다. MS, 모토로라, 인텔은 웨어러블 신제품 출시를 중단했다. 삼성 기어S3의 판매량도 신통치 않으며, 애플워치는 연말 쇼핑 시즌에 인기를 끌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큰 폭의 할인 혜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현재 스마트워치와 웨어러블 판매량은 중대한 침체기에 놓여있다. 2016년 스마트워치, 웨어러블 시장에는 어떤 일이 있는 것일까?

美 IT매체 씨넷은 최근 스마트워치, 웨어러블 시장의 침체 이유를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다.

씨넷은 그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웨어러블 기기들이 전혀 새롭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2015년 초부터 출시된 기기들은 모두 비슷하게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또, 어떤 스마트워치도 인기 있는 스마트폰이 갖춘 꼭 필요한 수준까지 올라서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씨넷이 실시한 연말 쇼핑 설문조사에 따르면, 젊은 밀레니엄 세대는 TV나 태블릿보다 스마트워치를 더 구입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또, 최근 제품 가격이 저렴해지고 있는 점, 기능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을 꼽으며 시장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 배터리 수명

대부분 스마트워치, 운동량 추적기의 배터리는 하루에서 몇 주간 지속된다.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있지만, 기능 및 디자인 등의 제약이 있다. 애플, 삼성, 구글 제품은 대개 1~2일, 페블 제품은 배터리가 1주일 정도 지속돼 가장 좋은 편이다.

많은 기기들은 번거로울 정도로 자주 충전해야 하며, 배터리를 바꿔 낄 수 있는 제품은 나사를 풀어 분리해야 하고 잃어버리기도 쉽다. 매트릭스 파워워치 같은 제품은 사람의 체온을 활용해 전력을 공급한다고 알려지기도 했지만 아직 출시 전이다.

■ 데이터 분석을 통한 코칭 기능 미비

한 때 웨어러블에 도입된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사용자의 행동패턴을 학습, 분석해 스스로 제안을 하고 조언을 해 줄 것이라는 주장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 그와 유사한 기능은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핏빗은 취침 시간을 알려주고 운동 목표 달성을 위해 사용자에게 데이터를 알려주지만 스마트 코칭 기능은 없다. 삼성 기어 시리즈도 운동을 독려하는 메시지를 사용자에게 보내주지만 실제 분석을 하지 않으며, 애플워치도 별반 다르지 않다.

아마 기기들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제안을 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광학 심박 센서가 아직 부정확하기 때문에 심박수 분석을 통한 코칭 기능도 진화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인텔의 오클리 선글라스 같은 제품은 이런 코칭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지만 개발이 늦어지고 있다.

■ 심박 수 이상의 어떤 것도 감지하지 못해

2014년 심박수 감지 기능 도입이 웨어러블 기술의 마지막 혁신이었다. 아직 웨어러블 기기들은 혈압, 혈당, 체온 등의 어떤 것들도 측정하지 못한다. 플러그인, 타 액세서리와 연동해 측정할 수도 있으나 초기에 예상한 다양한 센서들과 결합된 스마트워치 제품은 보기가 힘든 게 사실이다.

가민은 올해 웨어러블 판매량이 증가한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다.

씨넷은 가민의 성공요인은 달리기에 특화된 특정 사용자를 타겟으로 삼은 점, 방수 기능과 GPS 같은 기능을 강화한 점을 꼽았다.

■ 기능에 비해 지나칠 정도로 앞서 있는 디자인

우리는 이제 패셔너블한 스마트워치를 보아도 별 감흥이 없다. 패션업체, 전통시계, IT 업체들이 앞다투어 모두 멋진 디자인의 스마트워치를 선보였다. 제조사들은 오로지 시계의 하드웨어 디자인에만 집중했다. 삼성 기어S3는 훌륭한 스포츠 시계로, 에이수스의 젠워치는 패셔너블한 시계로 보이며, 핏빗은 가죽 밴드와 황금 팔찌 장식으로 패션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기능이 받쳐주지 않는 화려한 디자인의 웨어러블은 더 이상 소비자에게 설득력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씨넷은 분석했다.

■ 여전한 스마트폰 의존도

삼성 기어S3와 같이 독립적으로 구동되는 스마트워치도 있지만 대부분의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해야 한다. 또, 스마트워치 앱은 스마트폰 앱과 비교해 파편화되어 있고 기능면에서 훨씬 떨어진다. 스마트워치 앱 자체로 정보를 찾거나 어떤 작업을 해내기가 어렵다. 기껏해야 빠른 알림을 받을수 있는 정도다.

삼성 기어S3는 스마트폰 없이도 사용할 수 있지만,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은 한정적이다. (사진=씨넷)

만약 스마트워치가 완전한 기능을 갖춘 허브로 바뀐다면 상황은 변할 수 있다고 씨넷은 분석했다. 아마존 에코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은 받는 이유는 독자적으로 많은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라며, 향후 웨어러블은 음성 연결 응답성을 높이고 스마트폰보다도 더 주변기기들과 원활히 연동되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웨어러블이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아마 몇 년이 더 걸릴 것으로 씨넷은 예상했다.

■ 사람들이 열광하게 할 만한 무언가가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