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 환자에게 발작의 방아쇠가 되는 사진을 보내는 악의적인 공격이 트위터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나 사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인터넷을 통해 발작을 유도하는 불미스러운 사고인데, 이는 일찍이 화제가 된 ‘포켓몬 쇼크’와 유사한 증상이다.
포켓몬 쇼크란 1997년 12월16일 일본 TXN에서 방송된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한 시청자가 광과민성 발작 등을 일으킨 사건이다. 이 때문에 포켓몬 방송이 4개월 간 중단되기도 했다.
해외 뉴스 사이트 배니티 페어, 뉴스위크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커트 아이헨월드는 빠르게 점멸하는 이미지가 있는 트윗을 받은 후 간질 발작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https://image.zdnet.co.kr/2014/11/14/6U2P5ze2Ojlu8dI5oxhd.jpg)
아이헨월드는 과거에 인터넷에서 어떤 공격을 받아 왔는지 정리한 기사를 뉴스위크에 게재한 적이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 역시 그를 노린 악성 행위로 간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헨월드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어젯밤에 두 차례나 간질을 앓고 있는 것을 아는 누군가가 플래시처럼 반짝반짝 하는 것을 트윗으로 보냈고, 발작을 일으켰다”고 게재했다. 또 만약 소송을 진행하면 트위터 측에 해당 트윗을 누가 게시했는지 조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이헨월드는 미국 대통령 당선자인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이름난 비평가다. 깜빡이는 트윗을 받기 전날 그는 TV 인터뷰에서 폭스 뉴스 측과 마찰을 빚었다. 그는 또 대선 기간 동안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 후 아이헨월드 아내가 발작에 대해 트위터에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는데, 트럼프 지지자 중 일부는 그 상황을 조롱하기도 했다.
![](https://image.zdnet.co.kr/2016/12/21/paikshow_inhIdQNMwng.jpg)
영국 간질 환자 단체인 에필럽시 액션(Epilepsy Action)에서 대표이사 보좌 역할인 사이먼 위글즈워스는 “누군가의 발작을 고의로 일으키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면서 “발작이 일어나면 괴로울 뿐 아니라 부상의 원인이 되거나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위글즈워스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간질의 일종인 광과민성 발작을 응용한 것으로, 이 발작은 가벼운 자극이나 깜빡이는 불빛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다. 1997년 일본에서 일어난 포켓몬 쇼크와 유사한 플래시와 플래시가 많은 이미지를 아이헨월드의 트윗으로 보내고 이를 우연히 보게 함으로써 간질 발작이 일어나도록 한 것으로 추정된다. 위글즈워스는 “만약 이 행위가 영국에서 진행됐다면 법률 위반”이라면서 악성 트윗을 강하게 비판했다.
애스턴 대학 임상 신경 생리학 및 신경 정신과 교수인 스테파노 세리 씨에 따르면 빛의 강도나 밝기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광과민성 발작이 일어난다. 1초에 15~25회 정도 연속으로 플래시가 번쩍이는 경우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관련기사
- “버라이즌, 트위터나 옐프 인수 노릴 수도”2016.12.21
- "트위터, 트럼프 뒤끝 때문에 초청 못 받았다"2016.12.21
- 페북-MS-유튜브-트위터, '테러추방' 힘 모은다2016.12.21
- 2016 트위터 핫 키워드 “대통령과 최순실”2016.12.21
스테파노 세리 교수는 “최근 LED 디스플레이는 옛날보다 자극이 적은데, 이번 아이헨월드에게 보내져 온 이미지는 발작을 일으킬 수 있도록 치밀하게 설계됐다”면서 장난 이상의 악성 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그는 “낯선 사람으로부터 온 이미지를 함부로 열지 말라”면서 “이미지를 열 때는 충분히 밝은 장소에서 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