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간질 환자 노린 악성 트윗 주의보

“번쩍이는 이미지 보내 발작 유도”

인터넷입력 :2016/12/21 10:25

간질 환자에게 발작의 방아쇠가 되는 사진을 보내는 악의적인 공격이 트위터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나 사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인터넷을 통해 발작을 유도하는 불미스러운 사고인데, 이는 일찍이 화제가 된 ‘포켓몬 쇼크’와 유사한 증상이다.

포켓몬 쇼크란 1997년 12월16일 일본 TXN에서 방송된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의 한 시청자가 광과민성 발작 등을 일으킨 사건이다. 이 때문에 포켓몬 방송이 4개월 간 중단되기도 했다.

해외 뉴스 사이트 배니티 페어, 뉴스위크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커트 아이헨월드는 빠르게 점멸하는 이미지가 있는 트윗을 받은 후 간질 발작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아이헨월드는 과거에 인터넷에서 어떤 공격을 받아 왔는지 정리한 기사를 뉴스위크에 게재한 적이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 역시 그를 노린 악성 행위로 간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헨월드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어젯밤에 두 차례나 간질을 앓고 있는 것을 아는 누군가가 플래시처럼 반짝반짝 하는 것을 트윗으로 보냈고, 발작을 일으켰다”고 게재했다. 또 만약 소송을 진행하면 트위터 측에 해당 트윗을 누가 게시했는지 조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이헨월드는 미국 대통령 당선자인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이름난 비평가다. 깜빡이는 트윗을 받기 전날 그는 TV 인터뷰에서 폭스 뉴스 측과 마찰을 빚었다. 그는 또 대선 기간 동안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 후 아이헨월드 아내가 발작에 대해 트위터에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는데, 트럼프 지지자 중 일부는 그 상황을 조롱하기도 했다.

문제가 된 트윗 이미지.

영국 간질 환자 단체인 에필럽시 액션(Epilepsy Action)에서 대표이사 보좌 역할인 사이먼 위글즈워스는 “누군가의 발작을 고의로 일으키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면서 “발작이 일어나면 괴로울 뿐 아니라 부상의 원인이 되거나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위글즈워스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간질의 일종인 광과민성 발작을 응용한 것으로, 이 발작은 가벼운 자극이나 깜빡이는 불빛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다. 1997년 일본에서 일어난 포켓몬 쇼크와 유사한 플래시와 플래시가 많은 이미지를 아이헨월드의 트윗으로 보내고 이를 우연히 보게 함으로써 간질 발작이 일어나도록 한 것으로 추정된다. 위글즈워스는 “만약 이 행위가 영국에서 진행됐다면 법률 위반”이라면서 악성 트윗을 강하게 비판했다.

애스턴 대학 임상 신경 생리학 및 신경 정신과 교수인 스테파노 세리 씨에 따르면 빛의 강도나 밝기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광과민성 발작이 일어난다. 1초에 15~25회 정도 연속으로 플래시가 번쩍이는 경우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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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노 세리 교수는 “최근 LED 디스플레이는 옛날보다 자극이 적은데, 이번 아이헨월드에게 보내져 온 이미지는 발작을 일으킬 수 있도록 치밀하게 설계됐다”면서 장난 이상의 악성 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그는 “낯선 사람으로부터 온 이미지를 함부로 열지 말라”면서 “이미지를 열 때는 충분히 밝은 장소에서 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