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3 vs 볼트 EV' 자존심 대결 치열했다

[2016 전기차 결산 1] 주행거리 승부에 전념

카테크입력 :2016/12/21 07:41    수정: 2016/12/21 07:42

국내 전기차가 지난 13일 기준으로 1만대 이상 판매됐다. 지난 2011년 전기차 첫 보급 이후 5년만이다.

내년부터 우리나라에는 주행 가능 거리 300km이 넘는 장거리 주행 전기차가 등장할 전망이다. 한국GM에서는 내년 상반기 내에 쉐보레 볼트 EV를 출시할 예정이며, 테슬라는 내년 중순 이후부터 모델 S 90D 트림 판매에 나설 전망이다. 현대차,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르노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장거리 주행 전기차 판매에 박차를 가한다.

지디넷코리아는 내년부터 펼처질 장거리 전기차 시대를 맞아 올 한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에 어떤 전기차 이슈가 있었는지 되짚어볼 예정이다. 이를 통해서 장거리 전기차 시대에 우리나라 정부 또는 기업이 어떻게 대응할지도 점검한다.

쉐보레 볼트 EV (사진=한국GM)
테슬라 모델 3 (사진=테슬라)

GM 쉐보레 볼트 EV와 테슬라 모델 3는 서로 공통점이 있다. 바로 보급형 전기차라는 점과 한번 충전 후 3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기 때문이다. 또 미래형 모빌리티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각종 첨단 기능도 내장돼 있어 자동차 팬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두 보급형 전기차는 ‘합종연횡’ 전략의 상징적인 존재이기도 했다.

볼트 EV의 경우 LG전자와 LG화학에서 제공하는 전장부품과 배터리가 탑재됐다.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장 사장 외 임직원들이 볼트 EV 출시를 위해 사활을 걸었다는 후문이다.

테슬라 모델 3는 기존 모델 S와 모델 X에 탑재됐던 파나소닉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트위터를 통해 모델 3에도 파나소닉 배터리가 탑재된다는 점을 강조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다른 배터리 업체를 선정하지 않겠다는 ‘의리형 합종연횡’을 선택한 것이다.

내년 상반기 국내 출시 예정인 볼트 EV (사진=지디넷코리아)
테슬라 모델 3 (사진=테슬라/씨넷)

■주행거리에서 우세 보인 볼트 EV

볼트 EV와 모델 3 중 대중앞에 가장 먼저 선보인 모델은 바로 볼트 EV다. 볼트 EV 양산형 모델은 지난 1월 6일 열린 CES 2016 기조연설 현장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고, 모델 3는 지난 4월 1일 테슬라 주최 행사에서 프로토타입(시제품) 형태로 모습을 보였다.

CES 2016 기조연설 당시 볼트 EV를 소개한 메리 바라 GM CEO는 볼트 EV가 가진 강점을 가격과 주행거리로 뽑았다. 당시 볼트 EV는 한번 충전으로 200마일(약 321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소개됐으며, 미국 연방 보조금을 포함한 판매가격이 3만달러(약 3천578만원) 이하라고 소개했다.

업계에서는 볼트 EV가 테슬라 모델 3를 위협할 수 있는 상대로 여겨왔다. 모델 3가 볼트 EV만큼의 성능과 주행거리를 구현하지 못한다면 뒤쳐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테슬라는 모델 3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해당 차종의 주행거리를 최대 215마일(약 346km)까지 끌어올렸다. 이 수치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인증까지 받아 전기차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테슬라 모델 3 실내 (사진=테슬라)
10.2인치 디스플레이가 인상적인 볼트 EV 실내 (사진=지디넷코리아)

4월 모델 3 공개행사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모델 3의 판매가격은 3만5천달러(약 4천173만원)에 책정된다”며 “옵션 포함 가격을 제외하면 고객들은 모델 3를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 오토파일럿이 모델 3 기본사양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옵션에 대한 부담감이 없을 것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된 GM은 모델 3 공개 5일만인 지난 4월 6일 미국 미시간주 워렌 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볼트 EV의 주행거리를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그 후 5개월만인 지난 9월 13일, GM은 볼트 EV의 주행거리를 기존 200마일(321km)에서 238마일(383km)까지 끌어올리고 EPA 인증까지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볼트 EV는 지난 13일 국내 환경부로부터 383.17km 주행거리를 인증받기도 했다.

테슬라는 아직까지 모델 3의 양산형 제품을 밝히지 않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10월 21일 트위터를 통해 “모델 3의 ‘파트 3’ 발표를 계획하겠다”라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모델 3 ‘파트 3’ 발표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해를 넘겨서 ‘파트 3’ 발표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올해 볼트 EV와 모델 3 간 주행거리 승부에서는 볼트 EV가 판정승을 거두게 됐다. 볼트 EV는 올해말부터 미국 시장에 시판됐고, 우리나라에는 내년 상반기 이내 출시될 예정이다. 오는 2018년 중순 이후 출시 예정인 모델 3보다 약 1년 빠른 행보다.

■‘오토파일럿’ vs '슈퍼 크루즈‘ 자율주행 누가 선도할까

테슬라와 GM은 각각 모델 3와 볼트 EV를 활용한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모델 3 공개 행사 당시 “오토파일럿 자체를 모델 3 기본사양으로 적용하겠다”라는 뜻을 밝혀 청중들의 환호를 일으켰다. 모델 3 자체를 보급형 전기차에만 그치지 않고, 첨단 모빌리티 시대를 이끌 수 있는 상징적 존재로 여기겠다는 뜻이다.

모델 3에 탑재될 완전 자율주행 하드웨어는 지난 10월 공개됐다. 최대 250미터 범위까지 360도 시야를 제공하는 8개의 서라운드 카메라, 기존보다 두 배 이상의 거리에 위치한 사물을 감지할 수 있는 12개의 울트라소닉 센서, 기상 악화 상황에서도 오작동을 일으키지 않는 레이더 센서, 기존보다 40배 성능이 향상된 엔비디아 GPU 타이탄 내장형 컴퓨터 등이 향후 모델 3에도 탑재될 예정인 하드웨어다.

GM 산하 자율주행 연구 회사 크루즈 오토메이션이 꾸민 쉐보레 볼트 EV 완전 자율주행차 (사진=크루즈 오토메이션)
테슬라는 모델 3를 포함한 전 차량에 앞으로 완전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캡처)

테슬라는 2017년 초부터 모델 S, X를 포함한 모든 차종에 해당 하드웨어를 탑재시킬 예정이다. 운전자 개입 없이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하며, 무인 주차 발렛 기능까지도 제공되는 것이 테슬라 오토파일럿이 가진 큰 특징. 모델 3가 출시되면 좀 더 합리적인 가격에 오토파일럿을 즐길 수 있는 오너들이 많아질 전망이다.

GM은 아직까지 볼트 EV에 테슬라 오토파일럿 같은 ADAS 기능을 탑재시킬지에 대한 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하지만 별도 운영부서를 통해 볼트 EV를 활용한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 전념하겠단 뜻을 밝혔다.

GM 자율주행 부서 산하 독립된 회사로 운영되고 있는 크루즈 오토메이션은 지난 8월 트위터를 통해 볼트 EV 완전 자율주행 테스트 대상 도시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운영하던 샌프란시스코 뿐만 아니라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볼트 EV 완전 자율주행용 테스트 차량을 투입시켜 자율주행 상용화를 이끌겠다는 것이 크루즈 오토메이션 측의 설명이다.

지난 2013년 설립된 크루즈 오토메이션의 목표는 개인이 소유한 일반 차량을 손쉽게 완전자율주행차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자체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RP-1' 센서 패키지가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것이 크루즈 오토메이션이 내세울 수 있는 최대 장점이다. GM은 크루즈 오토메이션의 연구 역량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GM 스스로도 볼트 EV를 활용한 완전 자율주행차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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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은 또 19일(미국시각) 미시간주에 있는 공장에서 카메라, 센서, 라이더 및 자율주행에 필요한 기술이 적용된 볼트 EV를 개발한다는 뜻을 밝혔다. 또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GM 기술센터 근처 공공 도로에서 볼트의 시범운행을 실시할 계획이다.

GM 관계자는 "많은 눈과 혹한이 잦은 디트로이트는 자사의 주요 주행 테스트 지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상 악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테슬라 오토파일럿과 차별화 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