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법인장 회의, 정몽구 '현장경영' 빛 발할까

현대·기아차, 15~20일 자유토론 방식 진행...내년 사업계획 수립 등

카테크입력 :2016/12/18 12:40    수정: 2016/12/18 12:55

정기수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해외법인장 회의 일정을 대폭 늘리고 진행 방식에도 변화를 주는 등 안팎으로 고조된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 찾기에 나섰다. 올해 현대·기아차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18년 만에 역성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연간 판매목표 역시 2년 연속 달성 실패가 예상되고 있다.

18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올해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가 진행 중이다. 오는 20일까지 운영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기아차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정몽구 회장 주재로 해외 법인장 회의를 진행한다. 반기마다 전 세계 법인장들이 모여 글로벌 생산·판매실적을 분석하고 현지 시장 변화에 맞는 전략을 새로 수립해 왔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사진=현대차그룹)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하루 이틀에 걸쳐 열렸던 회의 일정을 닷새가량으로 늘렸다. 또 회의 방식 역시 일방적인 보고 형식이 아닌, 브레인스토밍(자율토론)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시작된 회의에서는 각 지역·현안별 법인장 간 사전 토론에 이어 현대·기아차 각 본사와 법인장 간 활발한 의견 교환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기아차가 예년과 달리 올해 자유토론 형식의 회의 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한 것은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환경에 유기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즉, 현재 안팎으로 고조된 위기상황에 대한 본질적인 타개책을 찾기 위해서는 각 법인장의 생생한 현장 경험과 이에 기반한 분석 결과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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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위기 때마다 글로벌 현장 경영을 통해 활로를 찾아온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삼현주의(三現主義)' 경영철학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현주의는 '현장에서 보고 배우고, 현장에서 느끼고, 현장에서 해결한 뒤 확인까지 한다'는 뜻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각 지역별로 정통한 법인장들의 다양한 시각과 자유로운 소통을 통해 향후 사업전략에서 창의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