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해를 앞두고 서민들을 꾀어내는 ‘사기대출 문자’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수사기관 등을 사칭해 돈을 빼돌리는 ‘보이스피싱’과 달리, 사기대출은 신용등급이 낮고 제2금융권 등에 대출이 많은 이들을 ‘신용등급 상향조정’이나 ‘부채통합’ 등으로 꾀어 내 악성 채무를 만들도록 하는 악성 범죄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말연시 서민들을 대상으로 사기대출을 위해 은행권을 사칭하는 문자나 대출을 빙자한 보이스피싱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보이스피싱이 1회성 사기에 그친다면, 사기대출은 대출이 많거나 제2금융권 등에 대출이 있는 서민들을 대상으로 부채통합이나 제1금융권 대출로 옮겨주겠다는 미끼를 쓰며 회복 불가능한 부채를 지우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특히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조언이다.
예를 들어, 신용도가 낮아 높은 이율의 대출을 여러 곳에서 쓰고 있는 서민들에게 신용등급을 높이고 대출을 통합해야 제1금융권에서 낮은 이율의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며, 신용평가기관에서 확인할 수 없는 대부업체라고 소개시켜주고 여기서 대출을 받아 기존 대출을 모두 갚도록 유도한다.
이어, 신용등급이 상향되려면 약 1~3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말로 안심시키다가 잠적하는 수법을 쓴다. 결국, 소비자는 기존에 사용 중인 대출이 최고 금리의 대부업체 대출로 바뀐 채 신용등급만 하락하는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
특히, 이들은 문자를 보내면서 제1금융권의 대출상담사였다거나 과거 대출상담을 진행했던 직원이었다는 말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정상적인 은행에서는 대출을 통합해 준다거나 신용등급을 올려준다는 등의 상담을 할 수도 없고 개인 휴대전화 번호나 070 번호를 통해 안내 문자도 발송하지 않는다”며 “휴대전화 번호나 070으로 오는 문자는 모두 사기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금융권과 별개로 방송통신위원회도 연말연시 대출을 빙자한 보이스피싱 등이 급증하고 있다며 대국민 피해예방 문자발송을 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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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측은 “사기대출 보이스피싱은 불특정 다수에게 ARS 전화를 걸어 대출희망자를 먼저 탐색한 다음, 금융회사 직원을 사칭해 대출희망자에게 전화를 하는 수법을 쓴다”며 “신용등급을 올려 준다고 전산작업비, 공탁금, 보증료 등 어떠한 명목이든 입금을 요구하는 것은 100% 사기”라고 말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올해 신고 된 스팸신고 건수 중에 사금융 대출 관련 신고접수 건수가 12.9%를 차지했다”며 “최근에는 사금융 대출 관련 텔레마케팅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