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권역 폐지? 지역성만 퇴색”

김희경 교수 "경쟁 촉진, M&A 퇴로는 결합상품 관점으로 봐야"

방송/통신입력 :2016/12/12 16:04

정부에서 논의중인 케이블TV 권역 폐지안을 두고, 시청자 권리 중 하나인 지역성이 퇴색되고 유료방송의 경쟁도 IPTV 사업자 중심으로 편향될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12일 한국언론학회가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시청자권리 확대를 위한 방송 지역성 개념 재검토’ 세미나 주제발표를 맡은 김희경 한림대 ICT 정책연구센터 연구교수는 “지역 사업권이 폐지되고 모든 유료방송 사업자에게 지역채널을 운영하게 하는 것은 지역성 제고라는 운영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주의 퇴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성과 다양성 추구라는 공익적 목적을 저해하면서 경쟁을 촉진시켜야 할 명분은 없다고 판단된다”면서 “인수합병(M&A)를 위한 퇴로를 마련하는 일은 권역 폐지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권역을 기준으로 지배력을 판단할 문제고 오히려 결합상품 시장을 기준으로 유료방송 지배력을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케이블TV 지역사업권 폐지 논의는 신경민 의원의 IPTV 사업법 개정안 발의안에서 일부 시작됐다. 지역사업권이 독점구조를 유발하고 있고, M&A를 통한 케이블TV의 퇴로를 위해 권역 폐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미래창조과학부가 연구반에서 권역 폐지를 논의되고 있다. 지난 7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M&A 불허 결정에 시장 독과점이 근거로 작용했다는 판단에 따라 M&A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한다는게 권역 폐지 논의 배경이다.

김희경 교수는 “국회와 정부가 논의하는 지역사업권 폐지는 유일한 지역방송의 존재를 없애고 지역민의 복지를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 밀착형 정보를 제공하고 지역 문화의 중심체 역할을 하는 케이블TV의 지역채널 기능을 권역 폐지시에는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 선거방송을 통한 지역 민주정치 기여, 지방 행정 홍보와 감시 기능을 잃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사안으로 꼽았다.

권역 폐지를 지역 독과점 관점이 아니라 유료방송 경쟁 환경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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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유료방송 시장은 규모의 경제가 아니라 결합 상품으로 확장돼 왔다”면서 “결합 상품의 경쟁적 우위가 사업자의 경쟁력을 결정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권역이 폐지되면 자본력과 마케팅 능력이 보다 뛰어난 통신사의 IPTV 사업이 유료방송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미 대부분의 권역에서 케이블TV와 IPTV, 위성방송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권역 폐지의 실효성도 떨어진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