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알파고…2016년 인터넷 4대 핫이슈는?

알파고-이세돌 대국 으뜸…라인 상장·멜론 매각도 관심

인터넷입력 :2016/12/08 16:13    수정: 2016/12/08 16:40

올해 국내 인터넷 업계를 가장 뜨겁게 달군 주인공은 구글이었다. 연초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간의 바둑 대국으로 온 국민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구글은 하반기엔 국내 정밀지도 반출 논란으로 또 한 차례 이슈의 중심에 섰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의 미국, 일본 동시 상장도 국내 인터넷 업계의 시선을 집중시킨 사건이었다.

아울러 카카오가 거액을 들여 인수한 멜론(로엔 엔터테인먼트)과의 빅딜, 또 확 달라진 카카오의 O2O 플랫폼 전략 등이 올해 인터넷 업계를 빛낸 핫이슈다.

2016년 한 해를 보내면서 인터넷업계의 시선을 모았던 4대 뉴스를 정리했다.

■이세돌vs알파고…AI에 깜짝 놀란 대한민국

알파고 개발자인 데미스 하사비스(왼쪽)와 이세돌 9단. (사진=구글 공식 블로그)

구글의 AI 전문 자회사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는 인공지능 파워가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 지 여실히 보여줬다.

지난 3월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은 인간과 기계 간 ‘세기의 대결’로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대국이 열린 광화문 호텔에는 수많은 취재진들이 몰렸으며, 많은 국민들이 생중계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세돌 9단이 압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가장 정교한 게임이라는 바둑에선 아직까지 인공지능이 사람의 아성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었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자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3월9일부터 15일까지 열린 총 5번의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은단 한 판만 승리했다. 승리를 자신하던 이세돌 9단은 예상을 뛰어넘는 알파고 실력에 당혹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이 마치 가까운 미래의 인간과 기계의 대결로 비춰지면서 이를 지켜본 국민들은 이세돌에게 많은 격려를 보냈다. 또 알파고의 지능 역할을 하는 AI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 덕분에 국내에서도 AI 개발에 많은 정부 예산과 지원이 책정되고, AI를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핵심 키워드로 인식되는 계기가 됐다.

상금 100만 달러를 내걸었던 구글은 이번 대국으로 천문학적인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에릭 슈미트 회장이 방한해 화제를 모았고, 알파고의 승리를 통해 구글 하면 최첨단 기술 기업이란 이미지를 온 국민에게 각인시켰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은 수세에 몰리면서도 한 경기 한 경기 담담하게 임한 이세돌 9단을 재조명하는 기회도 됐다. 그는 “이세돌이 진 것이지, 인간이 진 것은 아니다”라는 명언을 남겨 AI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게 된 국민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안겼다.

■포켓몬고로 커진 구글 韓 정밀지도 반출 논란

포켓몬고.

올 여름 ‘포켓몬고’ 열풍이 국내에 상륙하면서 구글의 국내 정밀지도 반출 논란이 덩달아 큰 회제가 됐다. 한국 정부가 구글에 지도반출을 불허해 포켓몬고 국내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소문이 사실인양 빠르게 번진 것이다.

이런 논란은 포켓몬고 측이 서비스 지역에서 한국을 제외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점차 사그라들었다.

그러나 구글 지도 반출 논란은 국토부가 구글의 국내 지도 데이터 반출에 대한 결정을 안보 위협 등의 이유로 미루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또 국내 기업들이 주장하는 역차별 발생과, 국내 공간정보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파급효과 등의 문제 제기가 이뤄지면서 찬반 논란이 가열됐다.

우리 정부는 국내 지도 데이터와 구글 위성사진을 결합할 경우 주요 시설들에 대한 안보 위협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반면, 구글은 5000:1 지도 반출로 안보 위협이 더 커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맞섰다.

이에 한국 정부는 민감한 위치에 한정해 흐릿하게 보이도록 ‘블러’ 처리해줄 것을 구글 측에 요구했으나, 구글이 이를 거부하면서 정부는 지난 달 최종 반출 불허 결정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국회 국정감사에서 구글 측이 국내 정밀 지도 반출을 정당화하기 위해 내세운 몇 가지 논리와 근거 자료들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져 공분을 샀다.

구글은 “모든 나라들이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을 규제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쳤으나, 국회는 “이를 규제 하는 나라들이 여럿 있다”면서 구글을 압박했다.

■ 네이버 라인 美日 증시 상장, CEO 파격 인사 주목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진행된 기념 행사에 참여한 라인주식회사 황인준 CFO(왼쪽), 신중호 CGO(가운데), 마스다 준 CSMO(오른쪽).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의 미국, 일본 동시 사장 이슈도 올해 가장 주목받은 인터넷 업계 핫이슈다.

라인은 지난 6월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 증권거래소에 동시 상장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상장을 통해 1조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확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계획도 함께 알렸다.

라인은 상장을 통해 페이스북이 보유한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그리고 중국 텐센트의 위챗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메신저 플랫폼으로 라인을 성장시키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 라인은 글로벌 기업과의 인수합병, AI 중심의 신기술 투자 확대 등의 계획도 공개하면서 한국과 아시아 지역을 넘어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7월14일(현지시간) 뉴욕 증권 거래소에 데뷔한 라인은 주당 41.58달러를 찍으며 첫날 거래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는 공모가 대비 27% 가량 상승한 결과로, 시가총액은 무려 8조2천500억원에 달했다. 일본 도쿄 증권거래소에서도 성공적인 출발을 보였다. 공모가인 3천300엔을 웃도는 4천900엔으로 장을 시작, 공모가 대비 31.6% 오른 4천345엔으로 첫 날 거래를 마친 것이다.

이 밖에 네이버는 창업주인 이해진 의장이 의장직 사임 발표와 함께, 김상헌 현 대표에 이어 한성숙 서비스 총괄부사장을 새로운 대표로 내정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해진 의장은 네이버가 일본 시장을 개척해 라인을 성공시켰듯 유럽 시장 개척에 선봉자 역할을 맡고, 젊고 서비스 경험이 풍부한 한성숙 부사장을 네이버의 새 수장으로 발탁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해 주목을 받았다.

한성숙 대표 내정자는 지난 달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17’ 행사에서 “앞으로 네이버는 기술플랫폼으로서 창작자와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도구 역할을 하겠다”면서 “첨단기술을 일상으로 끌어들여 모두가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대중화 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멜론 품은 카카오…O2O 전략 파격 행보

카카오 '비즈니스 컨퍼런스 2016’

지난해 취임한 임지훈 대표가 이끄는 카카오도 올해 빅딜을 성사시키며 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국내 음악 서비스 1위 기업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지분 76.4%를 1조8천700억원에 사들이며 음원 유통 시장의 강자로 떠오른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SK플래닛이 로엔의 지분 전체를 매각하고, 매각 대금 일부로 카카오 신주를 받은 점도 눈길을 끌었다. SK플래닛은 총 3천680억원 매각 대금 중 2천199억원은 현금으로, 나머지는 카카오 신주로 받아 카카오와 피를 섞었다.

로엔 인수 당시 카카오는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로엔이 제공하는 음악 콘텐츠가 가진 장점을 살려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또 이를 토대로 글로벌 진출의 토대까지 구축하겠다는 야심찬 구상을 밝혀 기대를 모았다.

한편 카카오는 O2O 사업 전략을 ‘직접 서비스’에서 ‘플랫폼 역할’로 바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카카오는 그 동안 카카오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택시, 대리운전, 헤어샵 등 다양한 O2O 서비스를 선보이며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같은 논란과 비판이 끊이질 않고, 몇몇 서비스의 경우 성과도 크지 않자 출시를 준비 중이던 ‘카카오클린홈’ 출시 중단을 결정하고, O2O 플랫폼 전환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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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지난 달 열린 ‘비즈니스 컨퍼런스 2016’에서 O2O 사업에 있어 ‘이동’이 핵심인 스마트 모빌리티에 집중하고, 나머지 O2O 서비스는 협력 기업들에게 플랫폼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카카오택시를 비롯해 드라이버, 지도, 버스, 지하철, 파킹 등 모빌리티와 관련된 부분은 직접 하되, 나머지 숙박, 배달, 부동산 등 다양한 O2O 서비스는 협력 업체들과 손을 잡겠다는 뜻이다.

임지훈 대표는 "각자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며 "많은 O2O 스타트업들이 사용자 확보, 결제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카카오가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