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대표 내정자(현 서비스 총괄부사장)에게 ‘아름다운 배턴 터치’를 한 김상헌 네이버 대표가 퇴임 이후 현업에 복귀하지 않고 가족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김상헌 대표는 지난 1일 서울 논현동 파티오나인에서 열린 ‘스타트업X인터넷기업인의 밤’ 1부 행사 직후 기자와 만나 퇴임 이후의 계획과, 내년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직에 대한 생각을 짧게 언급했다.
김 대표는 내년 3월 대표 퇴임 후 다른 회사를 맡아 경영하는 등 현업에 복귀할 구상이 있냐는 질문에 “그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또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주도적으로 개척하는 유럽 시장으로 건너 가 이 의장과 함께 주요 역할을 맡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했다.
김상헌 대표는 “지금 다른 회사로 자리를 옮겨 CEO직을 맡거나, 유럽으로 건너갈 계획이 없다”면서 “네이버 대표직을 내려놓은 이후에는 일단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김상헌 대표는 한 차례 연임(임기 2년)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직도 내년 3월이면 임기가 끝나게 된다. 인터넷기업협회장은 연임이 가능하며, 연임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이에 김 대표가 이사회를 통해 얼마든지 또 연임할 가능성도 있다.
그 동안 김 대표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인터넷기업들이 다양한 정부의 역차별과 규제 환경 가운데서도 꾸준히 성장하는 데 중요한 ‘키맨’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터넷 기업 간에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복잡한 이해관계를 중간에서 지혜롭게 풀어내는 조정자로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대표는 “협회장직의 경우 내년 1, 2월이면 이사회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적으로 아직까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답했다.
김상헌 대표는 내년 3월 열리는 주주총회 승인을 통해 한성숙 서비스 총괄부사장에게 대표직을 넘길 예정이다. 이후 김 대표는 경영고문을 맡아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 등을 도울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실적 악화, 경영상의 문제 등으로 대표를 교체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네이버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도 젊은 여성 대표로 교체한다고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또 지난 달 22일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17’에서 김상헌 대표는 한성숙 내정자에게 대표직을 넘기게 됐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한 내정자가 네이버를 새롭게 이끌어갈 최고의 적임자”라고 힘을 실어줘 눈길을 끌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아름다운 배턴 터치’로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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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인 출신 경영인'이라는 이색 경력을 가진 김 대표는 취임 2년 만에 전년 대비 20% 가량 성장한 2조원대의 매출을 이끌어냈다. 작년에는 네이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매출 3조원, 해외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또 지난 3분기에는 분기 매출 1조원을 달성하며, 최대 분기 실적을 세웠다.
해당 기간 동안 네이버의 시가총액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김상헌 대표가 대표로 취임한 2009년 4월 말 기준 네이버의 시가 총액은 7조4천838억원이었으나, 현재 네이버의 시가 총액은 약 27조원으로 취임 당시보다 약 4배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