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생활가전·B2B에 힘 실었다

H&A사업본부 승진자 몰려…스마트폰 사업은 효율화 작업 지속

홈&모바일입력 :2016/12/01 17:03    수정: 2016/12/01 17:04

정현정 기자

생활가전 사업에서 승승장구 중인 LG전자가 프리미엄 가전에 더욱 힘을 싣는다.

또 자동차부품, 태양광 모듈 등 기업간거래(B2B) 사업도 더욱 강화한다. 반면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의 경우 효율화에 방점이 찍혔다.

LG전자는 1일 이사회를 열고 조성진 부회장 승진을 비롯해 사장 승진 1명, 부사장 승진 5명, 전무 승진 13명, 상무 승진 38명 등 총 58명의 승진 인사를 포함한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인사 규모는 지난해(사장 2명, 부사장 4명, 전무 9명, 상무 23명 등 총 38명)를 크게 웃돈다. 지난 2005년(60명) 이후 최대 규모다. 부사장 이상 승진자 수는 비슷하지만 특히 전무와 상무급 승진자가 크게 늘었다. 젊고 유연한 조직으로의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서다.

그 중에서도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역대 최고의 성과를 낸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에 승진 인사가 집중됐다.

생활가전 사업을 이끌던 조성진 H&A사업본부장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1인 최고경영자(CEO)로 LG전자를 이끌게 됐다. 조성진 사장의 CEO 승진으로 공석이 된 H&A사업본부장 자리는 송대현 CIS지역대표 겸 러시아법인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맡게 됐다.

조 부회장과 송 사장 외에도 17명의 승진 인사가 H&A사업본부에서 나왔다. 전체 승진자의 30% 수준이다.

올해 새롭게 출범한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 통합 브랜드인 'LG 시그니처'가 성공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프리미엄 가전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LG시그니처 브랜드 전 제품의 통합전략을 지휘하는 'LG 시그니처 커미티'를 신설하고 조성진 신임 CEO가 위원장을 겸임하도록 했다.

반면 6분기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에서는 눈에 띄는 승진 인사가 나오지 않으면서 4명의 승진자를 내는데 그치며 희비가 엇갈렸다. 다만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고 있는 조준호 MC사업본부장 사장은 유임이 결정됐다.

LG전자가 서초R&D캠퍼스에서 초프리미엄 'LG 시그니처' 신제품을 발표했다. (왼쪽부터)H&A사업본부장 조성진 사장, HE사업본부장 권봉석 부사장

MC사업본부는 지난 7월 이례적으로 연중 대규모 조직개편을 통해 보직 임원과 조직을 대폭 물갈이하고 1천여명 이상의 직원이 다른 사업부로 전출되는 등 효율화 작업이 현재진행형인 만큼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면서 체질 개선에 집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올해 생활가전 사업과 함께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과 최고 영업이익률을 재차 경신했던 TV 사업 담당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의 경우 승진자 수는 2명에 머물렀다. HE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는 권봉석 부사장도 올해 호실적과 사업본부장 중 유일한 부사장이라는 점 등의 이유로 사장 승진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승진자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자동차부품(VC) 사업본부의 경우 6명의 승진자를 내며 힘이 실렸다. 특히 GM 전기차 ‘쉐보레 볼트EV’ 부품의 성공적인 개발 및 공급에 기여한 양웅필 상무를 전무로, VC북미사업센터 장원욱 상무와 조영삼 부장이 각각 전무와 상무로 선임됐다.

또 조직개편을 통해 본부 산하에 고객 거점 지역별 개발, 생산, 품질, 영업을 총괄하는 북미사업센터, 유럽사업센터, 중국사업센터를 운영하기로 하는 등 VC 사업 강화 의지를 내보였다.

기업간거래(B2B) 사업 강화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조직개편을 통해 B2B부문에 ‘B2B마케팅FD’를 신설, 전사적 B2B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이상윤 한국B2B그룹장 전무는 유통 경쟁력 강화, 신규 수주기회 발굴 등 국내 B2B사업 성장 기반 구축 등 공로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이충호 에너지사업센터 솔라BD담당 전무가 고효율, 고출력 태양광 패널 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2명의 부사장 승진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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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전략 시장으로 꼽히는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과 캐나다를 관장하는 '북미지역대표'를 신설하고 현 미국법인장 조주완 전무가 북미지역대표를 겸임하도록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1인 CEO 체제 전환과 전무 상무 승진자 확대를 통해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위한 젊고 유연한 조직으로의 변화를 추진하고자 했다”면서 “철저한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단기적인 성과뿐 아니라 본원적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