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신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누구?

용산공고 졸업 후 36년 세탁기 매진 승승장구

디지털경제입력 :2016/12/01 14:00    수정: 2016/12/01 14:00

정현정 기자

'고졸 신화'와 '세탁기 박사'

1일 단행된 LG전자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되며 LG전자의 새 사령탑을 맡게 된 조성진 현(現)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장 사장을 따라다니는 두 수식어다.

그는 공업고등학교 출신으로 LG전자 부회장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 동시에, 입사 이후 30년 넘게 세탁기 개발에 몰두하며 세탁기 세계 1등의 신화를 만든 업계 최고 전문가로 예우받는다.

용산공고를 졸업하고 1976년 9월 우수장학생 자격으로 조 부회장이 LG전자(당시 금성사)에 입사할 때만 해도 선풍기가 가장 인기있고 유망한 가전 제품이었지만 조 부회장은 선풍기 개발실을 선호한 다른 입사 동료들과 달리 세탁기 설계실을 택하면서 세탁기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세탁기 보급률은 0.1%도 안 될 정도였지만 조 부회장은 반드시 세탁기가 대중화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이후 그는 2012년까지 36년 동안 세탁기 사업에 몸 담으며 1998년 인버터 기술을 토대로 세계 최초로 세탁기에 DD모터를 상용화하고 ▲2005년 세계 최초 듀얼분사 스팀 드럼세탁기 ▲2009년 6가지 손빨래 동작을 구현한 ‘6모션’ 세탁기 ▲2015년 세계 최초로 상단 드럼세탁기와 하단 미니워시를 결합한 ‘트윈워시’ 등 혁신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LG 세탁기 세계 1등 신화를 만들어왔다.

2013년 사장 승진과 함께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장을 맡으며 세탁기를 포함한 냉장고, 에어컨 등 생활가전 사업 전반을 책임지게된 그는 세탁기 사업을 통해 쌓은 1등 DNA를 다른 생활가전으로 확대하며 사업본부의 체질을 바꿔 놓았다. 특히 지속적인 R&D 투자, 5대 사업부(냉장고·세탁기·에어솔루션·키친패키지·컴프&모터) 중심의 고도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안정적 수익 구조를 기반으로 LG전자 생활가전의 위상을 높였다.

조성진 신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부회장 (사진=LG전자)

또 ▲2013년 얼음정수기냉장고 ▲2015년 휘센 듀얼 에어컨, 디오스 오케스트라, 트윈워시 ▲2016년 코드제로 핸디스틱 터보 물걸레, 듀얼 스타일러, 퓨리케어 360도 공기청정기 등 융복합 가전들을 연이어 선보였다. 조 부회장이 이끄는 H&A사업본부는 지난 1·2분기 연속 9%대의 경이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국내를 시작으로 해외 출시를 확대하고 있는 ‘LG 시그니처(LG SIGNATURE)’, 한국과 미국의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을 겨냥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SIGNATURE KITCHEN SUITE)’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출범시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조 부회장 개인적으로는 올해가 근속한 지 만 40년(2016년 9월 26일)이 됐고, 환갑을 맞은 특별한 해이기도 하다.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이 매출, 영업이익, 영입이익률 등에서 역대 최고의 성과를 내면서 세탁기 박사를 넘어서 가전의 장인으로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생활가전에서 쌓아온 글로벌 성공 체험을 바탕으로 모바일, 에너지, 자동차 부품 등 LG전자 전 사업에 1등 DNA와 혁신 DNA을 이식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는 세탁기 개발 초기 십여 년 동안 150번 넘게 일본을 드나들며 밑바닥부터 기술을 배우고 회사에는 침대와 주방 시설까지 마련해놓고 밤샘 작업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남다른 근성을 가졌다. 자택에서 시제품 6~7대를 직접 사용하고 여러 아이디어를 제안해 제품에 실제로 반영하기도 하고 HA 사업본부장으로 부임한 후에는 냉장고를 시작으로 주요 제품들을 일일이 분해하며 부품 하나하나까지 쓰임새를 확인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1998년과 2013년에는 각각 LG 세탁기의 TV 광고 모델로 직접 출연하며 제품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고초도 있었다. 지난 2014년 독일 베를린에서 경쟁사인 삼성전자 세탁기를 파손한 혐의로 기소되면서 2년 간 3심까지 이어지는 재판을 진행하다 최근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조 부회장의 취미는 색소폰이다. 젊은 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사내 색소폰 동호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바이어와의 미팅에서도 종종 1~2곡씩 연주한다.

◇조성진 LG전자 CEO 부회장 프로필

▲1956년 출생

▲용산공업고등학교 졸업(’76)

▲(現)LG전자 H&A사업본부장

▲1976년 금성사 전기설계실 입사

▲1985년 금성사 전기회전기설계실(기정보)

▲1987년 금성사 전기회전기설계실(기정)

▲1991년 금성사 전기회전기설계실(기감보)

▲1995년 LG전자 세탁기설계실(부장)

▲2001년 LG전자 세탁기연구실장(연구위원/상무)

▲2005년 LG전자 세탁기사업부장

▲2007년 LG전자 세탁기사업부장(부사장)

▲2013년 LG전자 HA(Home Appliance)사업본부장(사장)

▲2014년 LG전자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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