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오픈소스 지원을 중심으로 개발자 생태계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당장 커뮤니티의 호응이 두드러지진 않는 분위기다. 그 배경으로 회사의 지원 활동이 잘 알려지지 않았단 지적이 나왔다. 활성화 노력 자체가 부족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오픈소스 세계에서 거물이 된 프로젝트 '노드JS(Node.js)'의 코어 개발자의 진단이다. 지난해 IBM에 인수된 노드JS 스타트업 '스트롱루프(StrongLoop)'의 공동창업자, 버트 벨더가 최근 방한해 지디넷코리아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런 아쉬움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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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더는 지난 23일 한국IBM이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진행한 개발자 컨퍼런스 '디벨로퍼커넥트' 기조연설을 위해 한국에 왔다. 컨퍼런스를 찾아 온 한국 개발자들에게 자신의 성공경험과 IBM의 개발자 대상 투자 및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인터뷰에서 IBM이 오픈소스 개발자 커뮤니티 활성화 체계를 갖추고 여러 지원을 해왔지만, 정작 다른 개발자들에게 이런 노력이 잘 드러나지 않는 점을 우려했다. 실패를 단정했다기보다는 향후 IBM의 생태계 활성화 시도가 더 주목받길 기대하는 뉘앙스였다.
그의 기조연설로 시작된 행사는 지난 9일 'IBM 왓슨 개발자 컨퍼런스'를 국내에 맞춰 재구성한 자리다. 여기서 왓슨,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려는 개발자 대상 세션 30여개도 진행됐다. IBM은 앞으로도 한국 개발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연례 개발자 행사를 열 계획이다. 지난달 한국어로 개장한 개발자 지원사이트 '디벨로퍼웍스'와, 각 분야별 개발자 지원 전담팀을 운영 중이다. 한국 스타트업 육성과 글로벌 진출 지원을 돕는 'IBM 스마트캠프'를 통해, 국외 팀과 경쟁할 한국 대표 2팀도 이달중 선발한다.
IBM이 개발자 커뮤니티 지원과 생태계 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는 그에 인수된 스트롱루프의 창업자이자 개발자인 버트 벨더의 설명을 통해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벨더와 진행한 인터뷰를 다음 1문1답으로 재구성했다.
-직업 개발자가 된 과정을 포함한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버트 벨더다. 32살이다.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살다가 미국으로 이주했다. 8살부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했다. 베이직, 퀵베이직을 배워 게임을 만들다가, 고등학교때부터 C, C++ 언어로도 개발을 해 봤다. 너무 어려웠다. 이후 대학 가서 계속 할 마음이 안 들어 2년간 산업디자인 전공을 듣고, 이후 공공정책을 공부했다. 그런데 네덜란드에선 컴퓨터 다루는 학생에게 취업 기회가 많아서(다시 프로그래밍을 하게 됐다). 건설업체 프로그램을 짜 주면서 본격적으로 일하게 됐다.
-스트롱루프라는 노드JS 스타트업을 설립한 계기를 알고 싶다
모바일과 사물인터넷(IoT)이 엔터프라이즈 쪽의 양대 화두였다. 한 미국인(아이작 로스, 스트롱루프 CPO)이 찾아와서 이를 위한 API와 연결성을 보강해주는 기술로 노드JS가 매력적인데, 사업적으로 기술 포지셔닝을 잘 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나와 벤(동료)은 기술쪽을 맡고, 아이작 로스와 그가 이후 섭외한 2명이 사업적 체계를 보완해 회사를 차렸다. 풀스택 툴킷 제공을 초기 목표로 삼았다. 기업들이 새로운 앱을 서버에 적용했을 때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서 쉽게 디버깅을 할 수 있는 툴을 만들려 했다.
-IBM에 회사가 인수될 때와 인수된 후 현재 운영 상황은
자세히 밝히긴 어려운데 IBM은 이런 미래지향적인 엔터프라이즈 API 활용 시나리오를 받아들인 회사였다. 인수제안을 받을 때 우린 직원 30명 규모의 작은 회사였다. 성장하려면 자원이 필요했고, 엔터프라이즈 시장에 (우리 기술이) 적용되기엔 시간이 더 필요해 IBM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했다. IBM같은 대기업과 함께하면 작은 회사와 일하기 꺼리는 은행같은 조직과도 많이 일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인수된 후 스트롱루프는 API 생성, 운영, 수정, 관리 등 수명주기를 아우르는 'API커넥트스위트'를 IBM 브랜드로 제공하게 됐다.
-IBM에서 당신의 핵심업무가 뭔지 설명해 달라
노드JS, API커넥트스위트 기술리더십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베스트프랙티스(우수 활용사례)를 전달하고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기도 하고, 때로는 고객들을 만난다. 클라우드에서 직접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개발자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어서, 앞으로는 '블루믹스(Bluemix)'같은 IBM 클라우드를 개발자들이 더 쉽게 사용하고, 그 위에서 더 쉽게 일할 수 있도록 돕는 일도 맡을 것 같다.
-노드JS같은 프로젝트의 개발자 커뮤니티 활성화에 IBM이 어떤 노력을 하는지
IBM은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정말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최대 스폰서다. 교육(training)과 인증(certification)뿐아니라 컨퍼런스 운영과 조직 관리 등 실무적인 일도 많이 한다. 모두 (오픈소스 관련) 재단을 통해 수행한다. 이를 전담하는 팀도 재단별로 두고 있다. 이클립스 프로젝트(자바 개발툴)를 예로 들면 IBM은 재단을 통해 프로젝트의 거의 모든 분야를 후원한다. 그런데 개발자들에게 그런 노력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내가 IBM에 합류해 매우 놀랐던 점이다. 그 많은 오픈소스 관련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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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확산 측면에서 노드JS 프로젝트가 거둔 성취를 숫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작년 기준 수치이긴 한데, 사용자 규모는 300만명. 컨트리뷰터는 2014년 8명에서 2015년 400명 정도로. 처음 노드JS 프로젝트 시작할 땐 소규모 그룹이었는데, 재단이 생긴 뒤 확 커진 덕이다. 커미터는 52명. 재단 회원사는 10곳. 월별 다운로드 빈도는 2015년말 기준 200만건 이상이다. 그리고 NPM(노드JS 모듈을 묶은 패키지) 건수가 폭증해 왔다. 2개월 전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때 20만건 정도였다. 전부 노드JS와 직접 관련된 건 아니고, 연관된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를 포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