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들의 인공지능(AI) 경쟁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그 동안 AI 경쟁이 연구 자체에 무게중심이 가 있었다면 이젠 비즈니스에 녹여내는 쪽에 힘이 실리고 있다. 돈이 되는 사업으로 AI 연구를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구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클라우드 기반 머신러닝팀을 '구글 클라우드 머신러닝 그룹'으로 통합했다. 이와 함께 그룹 책임자로 스탠포드대 출신 AI 전문가 2명을 영입했다.
그 중 한 명인 페이-페이 리 연구원은 미국 스탠포드대 AI 및 비전 연구소 책임자로 활약했다. 그는 AI가 대상을 보고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을 개선하기 위해 방대한 이미지로 이뤄진 데이터베이스인 '이미지넷(ImageNet)'을 구축했던 인물이다. 이를 통해 AI가 사물, 동물, 사람 등을 분간하는 것은 물론 하나의 사진에 담긴 특정한 '장면(scene)'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머신러닝보다 진화된 딥러닝 시스템을 만드는 작업을 해왔다.
이 그룹을 맡게 된 또 다른 핵심인물인 지아 리 연구원은 인기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에서 AI 관련 연구를 수행했다.
AI 사업 재정비에 나선 것은 구글 뿐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IBM, 트위터 등 내로라하는 IT기업들도 AI 기술을 자사 비즈니스에 녹여내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IT업계, AI 둘러싼 2차 레이스 시작
구글 클라우드 머신러닝 그룹은 클라우드 기반 머신러닝 솔루션을 모든 비즈니스 영역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나 일반 기업들이 구글이 제공 중인 클라우드 기반 머신러닝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API를 제공한다.
사진분석, 자동번역, 자연어 처리를 위한 API는 물론 최근에는 헤드헌터를 대신해 기업들이 원하는 구직자를 자동으로 찾을 수 있도록 '잡스(Jobs) API'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AI는 입력된 수많은 데이터를 정교하게 분석하고 판단하는 반복적인 학습과정을 통해 성능을 높인다. 이를 위해 머신러닝, 딥러닝과 같은 기술이 쓰인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을 수행하기 위해 슈퍼컴퓨터에 버금가는 컴퓨팅 능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더구나 클라우드 환경에서 수많은 개발자, 일반 회사들을 대상으로 머신러닝 관련 API를 제공할 경우 컴퓨팅 자원에 한계가 오기 마련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구글은 엔비디아, AMD 등이 제공하는 여러 그래픽처리프로세서(GPU)를 동시에 활용하는 방법으로 연산능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구글X랩 내부 프로젝트를 통해 시작된 구글 브레인 팀은 구글포토나 안드로이드폰용 구글 음성인식 기능 등에 AI 기반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구글은 자사 서비스와 관련된 보안취약점이나 악성코드를 찾아내기 위해 머신러닝 기술을 도입할 방법도 마련할 계획이다.
■아마존-MS 등 AI 개발 넘어 비즈니스로 확장 나서
구글이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대결로 AI 분야에서 유명세를 탔지만 다른 글로벌 IT기업들도 이 분야를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비즈니스와 접목시킬 방법에 대한 고민에 나섰다.
IT전문매체 와이어드에 따르면 이미 아마존은 카네기멜론대 유명 AI 전용 클라우드 컴퓨팅 그룹을 운영하기 위한 연구원을 영입했다. 현재 아마존은 구글 클라우드 머신러닝 그룹과 유사하게 AI를 위한 클라우드 컴퓨팅 그룹을 만드는 중이다.
그 사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가 개발한 챗봇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테슬라 수장인 엘론 머스크와 Y컴비네이터 샘 알트만 회장과 협력해 '오픈AI' 구축을 위한 GPU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9월 MS는 '마이크로소프트 AI 및 연구그룹'을 새롭게 창설했다. 컴퓨터 비전 전문가인 해리 슘 선임 부사장이 이끌고 있는 이 그룹은 5천여명 컴퓨터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이 AI를 자사 빙 검색 엔진이나 음성비서 코타나 등에 녹여내는 작업을 하는 중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구글 브레인'과 같은 사내 그룹을 만들어 점점 비즈니스화 되는 AI 시대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페이스북은 현재 '어플라이드머신러닝그룹(Applied Machine Learning Group)'을 운영 중이다. 이 그룹 역시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전체 서비스군에 AI를 이식할 방법을 연구한다. 이미 페이스북 엔지니어 5명 중 1명 꼴로 이 그룹이 구축한 머신러닝 툴을 활용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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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도 여러 AI 스타트업을 인수해 '코텍스(Cortex)'라는 팀을 통해 자사 서비스와 머신러닝을 하나의 비즈니스로 연결시키려는 시도를 벌이고 있다.
그동안 클라우드 컴퓨팅은 일반 사람들에게 소비자용 앱이나 스마트폰과 같은 수준의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러한 글로벌 IT 기업들의 앞으로 성과를 판가름 하는 대차대조표에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AI 서비스가 중요해질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고 와이어드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