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대출 업계 "투자 한도 최소 5천만원은 돼야"

인터넷입력 :2016/11/04 18:12

손경호 기자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P2P대출 가이드라인에 대해 P2P대출업계가 일반 투자자의 한도를 연간 최대 5천만원까지, 소득요건 구비 투자자의 경우 1억원까지 보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가이드라인 대로 일반 투자자의 투자한도를 1천만원, 소득구비 투자자를 4천만원까지로 제한할 경우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투자금 모집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4일 한국P2P금융협회는 업체들로부터 취합한 공식자료를 통해 국내 전체 P2P대출액 중 1천만원 이상을 투자한 투자자들의 비율이 업계 평균 73%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소득과 순자산 중 7만달러(약8천만원)가 넘을 경우 개인 투자에 제한이 없다. 7만달러를 국내 1인당 GDP를 고려해 환산하면 5천만원~6천만원 선이라고 협회는 설명했다.

P2P대출 플랫폼 업계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개인 투자한도를 연간 1천만원으로 줄일 경우 더이상 중금리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영국에서는 아예 투자자 한도를 두지 않는 대신 업계 자율에 맡기고 있다. P2P대출 플랫폼이 투자로 인한 손실 위험에 대해 명확히 고지할 의무만 지게 한다.

이에 대해 금융위 서민금융과 하주식 과장은 "P2P대출 전체 회원수를 놓고 봤을 때 1천만원 이상 투자자들 숫자가 과반수를 넘는다면 투자한도를 다시 고려해봐야하겠지만 아직은 일부 투자자들에게만 한정된 얘기"라는 의견을 밝혔다.

하 과장은 "전체 P2P대출 투자자 중 1천만원 이상 투자자들은 약 19% 수준으로 집계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1인 당 평균 투자금액은 400만원 선으로 파악하고 있는 만큼 지금은 P2P대출의 기초를 다지고, 저변을 확대해야하는 타이밍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일반 개인 투자자의 투자한도를 높이기 보다는 여러 P2P대출 플랫폼에 분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투자한도를 가이드라인과 같이 정했다는 주장이다.

협회는 P2P대출 플랫폼과 연계 금융기관의 투자를 금지한 부분도 철회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P2P대출 플랫폼 회사들은 은행, 저축은행 등 기존 금융사들과 협력하거나 100% 대부업 자회사를 만들어 이곳에서 대출금을 집행하고, 다시 원리금을 받는 업무를 수행한다. 이를 두고 연계 금융회사이라 부른다. 가이드라인은 P2P대출 플랫폼은 물론 연계 금융회사도 투자를 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현재 P2P대출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시점과 실제 대출자들에게 대출이 이뤄지는 시점이 서로 다르다. 연계 금융회사가 보유한 자금을 통해 미리 대출을 해 준 뒤에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집하는 식이다. 일종의 선대출이 이뤄지는 것이다.

P2P대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금융위 김용범 사무처장은 "선대출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대출자가) 몇백만원을 빌리더라도 P2P대출 플랫폼에 공지가 올라간 다음 대출해야 마무리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원칙적으로 투자자로부터 대출자금을 모집한 뒤 대출자들에게 투자되도록 하는 방식을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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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대출업계는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위해 투자 수급 시점에 대한 유연한 대응이 필수"라며 "투자자 모집까지 시간을 기다리지 못해 고금리 대출을 써야한다면 결과적으로 서민금융을 후퇴시키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는 이 같은 의견을 밝히는 동시에 가이드라인에서 언급한 투자금 분리 관리, 투자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시를 준수하면서 자체적으로 대출 금리 상한을 최대 19.9%로 제한해 고금리 대출상품 시장으로 변이되는 것을 방지하는 등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자발적인 노력을 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