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LG유플러스가 사물인터넷 시장 대응을 위해 두 손을 맞잡았다. 평소 모바일 시장을 놓고 으르렁대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었다. 좁은 시장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던 두 회사가 사물인터넷 시장에선 좋은 동반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날 두 회사가 보여준 모습은 조금 아쉬웠다. 두 회사가 사물인터넷 공조를 통해 어떤 협력 사업을 전개할 지, '알맹이'가 빠져 있었고, 경쟁사인 SK텔레콤에 대한 비방만 두드러 졌기 때문이다.
KT는 당초 기자 간담회를 단독 주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하루 전날 행사 주최를 LG유플러스와 공동 개최키로 바꾸고 발표 임원도 추가했다.
양사간 사물인터넷 공조는 나름 의미 있게 받아들여졌다. 모바일 시장에서 1위 사업자에 계속 밀려온 2, 3위의 반란으로 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2020년 한국 사물인터넷 시장 규모가 13조~17조까지 커진다고 하니, 양사 동맹이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도 한껏 높아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의 간담회는 기대와 달리, 다른 방향으로 전개됐다. 블루오션인 사물인터넷 시장을 키우기 위해 두 회사가 무엇을 함께 협력하고, 얼마를 투자할 지, 또 수익은 어떻게 나눌 지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되지 못했다.
경쟁 기술에 대한 평가 역시 일방적이었다.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의 IoT 전국망인 '로라' 와 KT-LG유플러스가 추진하는 'NB-IoT'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음에도 두 회사는 “로라의 장점을 도무지 찾아볼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결국 경쟁사인 SK텔레콤이 뒤늦게 반박자료를 내면서 양 진영간에 신경전을 연출하게 됐다.
SK텔레콤측은 “KT와 LG유플러스가 자체 투자계획도 발표하지 않고, 경쟁 기술에 대해 일방적으로 폄훼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KT와 LG유플러스의 ‘일방통행’도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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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공조 내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 못했고, 사회자는 질의응답 시간을 더 주려다 돌연 시간 관계상 마치겠다며 말을 바꿨다.
결국, 당초 기대와는 달리 다분히 급조된 행사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길수 밖에 없는 간담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