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U+, IoT 깜짝동맹...SKT '로라' 넘어설까?

"'NB-IoT가 비교 우위" vs "로라가 경제성 탁월"

방송/통신입력 :2016/11/03 15:15    수정: 2016/11/03 15:27

KT와 LG유플러스가 사물인터넷 시장에서 앞서가고 있는 SK텔레콤에 대항해 공동전선을 구축한다. 한단계 앞선 'NB-IoT’ 망을 공동 구축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그림인데, 구체적인 협력 방안과 사업 모델은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모바일과 IPTV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는 양사가 SK텔레콤을 견제하고자 적과의 동침을 택했지만, 동맹이 얼마나 실효적으로 이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T-LGU+ IoT 깜짝 동맹…배경은?

KT 김준근 단장(왼쪽), LG유플러스 안성준 본부장.

KT와 LG유플러스는 3일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NB-IoT’ 기술 중심으로 사물인터넷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NB-IoT란 LTE, 3G 등 기존 이동통신 방식보다 좁은 200㎑의 대역폭을 이용해 원거리에 있으면서 전력 소비가 낮은 사물간 소량 데이터 통신에 특화된 사물인터넷 표준 기술이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갑작스러운 동맹이 전국에 LTE-M과 로라망을 구축한 SK텔레콤을 공동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당초, 이번 기자 간담회를 지난 달 31일 단독으로 일정을 공지했다가, 간담회를 하루 앞둔 어제 LG유플러스와의 공동 간담회 행사로 임원 명단을 바꿨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사물인터넷 전용망인 '로라' 네트워크를 전국으로 구축하고, 3월에는 기존에 구축한 LTE-M망을 활용한 하이브리드형 서비스로 본격적인 사물인터넷 시대를 선언했다. 또한 50여개 파트너사들과 'SK텔레콤 IoT 파트너스' 출범식도 진행했다. 아울러 모듈 전문기업 3개사를 통해 국산화 된 로라 전용모듈 10만개를 사전 신청자들에게 무료로 배포했다.

로라 네트워크는 NB-IoT와 LTE-M과 달리 비면허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용모듈 가격이 기존 LTE 모듈 대비 약 1/5 수준이어서 다양한 디바이스가 개발될 수 있고, 적은 투자비 로도 실생활에 부담 없이 바로 적용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내년 1분기 상용화...세부 계획은 논의중"

KT와 LG유플러스는 기자 간담회에서 양사의 협력 소식과 사물인터넷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구체적인 사업 계획과 수익 배분 등에 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KT와 LG유플러스는 3일 간담회에서 양사의 협력이 어느 부문에서, 또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한 구체적 답변은 피했다. NB-IoT에 대한 강점과, 전체 사물인터넷 시장 전망을 소개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할애됐을 뿐이다. 네트워크 공동 사용 여부, 투자계획, 수익 배분 등 핵심 질문에 대한 답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공동 협력에 따른 계약도 없었다.

KT 김준근 기가 IoT사업단장은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면서 “다른 옵션 때문에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인데, 양사 네트워크 전문가들이 여러 가지 옵션으로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다만 KT와 LG유플러스는 내년 1분기 NB-IoT 상용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각사의 사물인터넷 노하우를 공유하고 조만간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로라는 유럽에서, NB-IoT는 한-중-일이 주도하는 통신 사업자 중심의 사물인터넷 전용 통신망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SK텔레콤을 의식해 성급히 양사 협력이 발표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대신 LG유플러스 안성준 IoT사업부문장은 “내년 1분기 서비스가 목표인 만큼, 이미 상당히 진도가 나가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로라 보다 우위" VS "가격경쟁력 로라가 앞서"

지난 7월 열린 SK텔레콤 loT 전용망 전국 상용화 기념 선포식.

KT와 LG유플러스는 NB-IoT가 SK텔레콤의 로라 네트워크 보다 비교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로라가 가격 경쟁력 면에서 우위에 있지만, 칩셋 소싱을 두 회사가 함께 하면 칩셋에 한해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SK텔레콤이 책정한 칩셋 가격은 5달러인데, 이보다 낮출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또 SK텔레콤이 로라 망 구축에 1천억원을 들였지만, NB-IoT 수준의 커버리지를 갖추려면 기존 대비 3~4배의 비용이 더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현 수준의 로라망으로는 빌딩 안과 외곽지 커버가 힘들다고 진단했다.

양사의 이같은 주장에 당사자인 SK텔레콤은 로라가 가격경쟁력에서 큰 우위를 지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KT와 LG유플러스의 설명대로 NB-IoT가 넓은 커버리지 등의 장점이 있지만, 가격 경쟁력에서는 로라를 여전히 따라올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준비하거나, 시행 중인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각 기기에 들어가는 칩셋 하나하나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로라의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는 양사가 공동 소싱으로 가격을 낮춰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망 구축 비용도 1천억원 이면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내년 1분기 KT와 LG유플러스가 상용화 준비를 마칠 무렵이 되면, SK텔레콤도 NB-IoT를 이용한 사물인터넷 서비스에 들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아직은 사물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글로벌 표준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지켜본 뒤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사물인터넷 전용 네트워크 비교표.(사진=KT 제공)

SK텔레콤 관계자는 “로라와 NB-IoT는 각각의 장단이 있다. 다만 SK텔레콤은 IoT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로라와 LTE-M 네트워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을 선택한 것”이라며 “우리도 NB-IoT를 전혀 배제한 것이 아니라,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위해 계속 점검과 대응 준비를 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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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KT와 LG유플러스는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실생활에 구현하고 적용하기 보다는 큰 그림 차원에서 헤게모니 싸움에만 집중하려는 듯 보인다”면서 “SK텔레콤은 수년 전부터 개념 정도에 그친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가장 빠르게, 또 가장 보편적으로 시작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양측의 공방과 관련해 “오늘 행사는 로라망 서비스를 하고 있는 SK텔레콤과, LTE에 기반 한 KT와 LG유플러스의 힘 겨루기 성격이 강하다"면서 "결국은 사물인터넷에 대한 글로벌 표준이 정립 안 돼서 발생된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