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신사들의 변신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AT&T가 타임워너를 인수한 데 이어 이번엔 라이벌인 버라이즌이 동영상 플랫폼 전문업체의 기술을 고스란히 손에 넣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버라이즌은 26일(현지 시각) 동영상 스타트업 베슬(Vessel) 기술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버라이즌은 기술과 서비스 운영 노하우만 갖고 베슬 자체는 이달 말로 폐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베슬의 기술들은 버라이즌의 동영상 서비스인 고360에 적용할 계획이다.
■ 버라이즌, 이번엔 동영상 플랫폼 베슬 인수
베슬은 미국의 대표적인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훌루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제이슨 킬라와 최고기술책임자(CTO) 리처드 톰이 지난 2015년 공동 설립했다. 월 2.99달러(약3천400원)를 내면 인기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유튜브 보다 72시간(3일) 먼저 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버라이즌의 이번 인수는 최근 통신업계의 시선이 어느 쪽을 향하고 있는 지 잘 보여준다. 콘텐츠와 동영상이란 키워드가 바로 그것이다.
AT&T와 함께 미국 통신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버라이즌은 최근 발빠르게 ‘빈 고리’를 채우고 있다.
AOL을 인수하면서 허핑턴포스트, IT뉴스 사이트인 테크크런치를 손에 넣은 데 이어 지난 7월엔 야후의 인터넷 사업도 인수했다. 야후를 인수한 것 역시 콘텐츠 못지 않게 모바일 광고 기술을 손에 넣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많은 편이다.
버라이즌은 또 지난 해 9월에는 광고 기반의 무료 모바일 동영상서비스 ‘고(go) 90’도 출시했다. 이번에 베슬 기술을 인수한 것은 고90 사업을 본격적으로 띄우기 위한 것이다.
고90의 버라이즌의 약한 중 하나인 젊은 층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 상품이다. 이를 위해 버라이즌은 지난 2014년 인텔의 원큐 OTT 사업 부문을 2억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원큐의 기술도 고90의 기반이 됐다.
■ AT&T, 타임워너 인수도 비슷한 차원
이런 움직임을 보이는 건 버라이즌 뿐만이 아니다. AT&T가 최근 타임워너를 인수한 것도 마찬가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수직적 결합으로 꼽히는 버라이즌 인수를 통해 AT&T는 HBO, 워너브러더스 등이 갖고 있는 풍부한 콘텐츠를 보강하게 됐다. DC코믹스, 카툰네트워크 등 타임워너 계열사들이 갖고 있는 콘텐츠들도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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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즌과 AT&T 두 회사의 최근 행보는 통신시장의 판도 변화와 관련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AT&T는 콘텐츠, 버라이즌은 플랫폼 쪽에 좀 더 무게를 두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통신시장을 주도하는 두 거대 기업의 변신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