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위 통신업체 AT&T가 미디어 기업 타임워너를 854억 달러(97조4414억원)에 인수한다. 타임워너 인수를 통해, 단순 망 사업자(덤 파이프:Dumb Pipe)가 아닌 글로벌 콘텐츠 업체로 거듭나기 위한 시도로 평가되고 있다.
AT&T는 22일(현지시간) 타임워너를 주당 105.70 달러, 총 856억 달러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인수대금 중 절반은 주식으로 절반은 현금으로 지급한다.
거래가 성사되면 AT&T는 타임워너가 가지고 있는 HBO, 워너브라더스 엔터테인먼트, CNN 등 엔터테인먼트와 뉴스 브랜드를 손에 넣게 된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빅딜이 AT&T가 주력인 덤 파이프로 전락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로 평가하고 있다. AT&T를 비롯해 전 세계 주요 통신사들은 가입자 정체와 수익성 둔화로 성장정체에 직면하고 있다. 반면, 인터넷, 미디어 기업들은 이들 통신사들의 유무선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공성장 하고 있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인터넷, 미디어 콘텐츠 업체들이 세계 IT 시장의 헤게모니를 장악하는 동안, 자신들은 단순히 '파이프'만을 제공하는 덤 파이프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돼 왔다.
현지에서는 AT&T가 미디어 기업인 타임워너를 인수함으로써, 성장정체에 직면한 통신부문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매체인 리코드는 "AT&T는 이미 통신 사업과 IPTV 사업인 ‘유-버스’를 통해 수천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며 “AT&T CEO 랜달 스티븐슨은 네트워크로 콘텐츠를 판매하면 이들 사업이 끈끈하게 연결돼 가입자들이 더 서비스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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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인수한 디렉TV의 사업이 축소되고 있는 점도, AT&T가 타임워너를 전략적으로 인수하게 된 배경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AT&T는 2년전 490억 달러에 위성방송 사업자인 디렉TV를 인수한 바 있다.
리코드는 "AT&T는 디렉TV에서 성과를 짜내는 것은 5년이면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면서 "설치와 유지비가 많이 드는 위성방송 대신 IPTV로 점차 사용자들이 옮겨 올 것이라고 예상했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리코드는 "TV와 영화 콘텐츠를 만드는 타임워너를 소유하면 AT&T가 꿈꾸는 미래에 더 빨리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