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기이사 선임

임시주총서 반대 의견 없이 무난하게 통과

디지털경제입력 :2016/10/27 11:02    수정: 2016/10/27 11:27

정현정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오르며 이사회의 일원으로 경영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이재용 부회장은 27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리는 '제48기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확정됐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12일 이사회에서 사내이사로 추천됐다. 이날 주총에는 주주, 기관투자자, 각 부문 대표이사 사장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권오현 부회장의 사회로 열린 이날 임시주총에서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은 별다른 반대의견 없이 무난히 통과됐다.

이에 앞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주주들에게 찬성을 권고했고, 삼성전자 지분 8.69%를 보유해 단일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도 찬성 의견을 밝혔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도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사내이사진은 이 부회장과 권오현 부회장(부품부문장), 윤부근 사장(소비자가전부문장), 신종균 사장(IT·모바일부문장) 등 4명으로 구성된다. 각 사업부문별 대표이사가 등기이사를 맡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은 경영 전반을 총괄하면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예상과 마찬가지로 이날 이 부회장은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다.

등기이사 선임 후보자 참석이 현행법상 의무 사항이 아닌 데다 그동안 후보자가 참석한 전례가 없다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지난 2014년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사실상 삼성그룹을 이끌어왔던 이 부회장이 경영상 모든 현안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는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책임경영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너 일가가 등기이사로 등재된 것은 2008년 4월 이건희 회장 퇴진 이후 8년여 만이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참여한 새 이사회가 구성되면 성장을 위한 신속한 투자와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재편, 기업문화 혁신 등 사업환경 변화에 더욱 발빠르게 대응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사회 의장인 권오현 부회장은 "변화무쌍한 IT 사업환경 하에 미래 성장을 위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 핵심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재편, 기업문화 혁신이 지속 추진돼야하는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이사 선임을 더이상 미룰 수 없다"면서 "이 부회장이 이사로 선임되면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해 삼성전자 글로벌 위상 더욱 강화하고 기업가치 제고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등기이사에 오른 이 부회장이 직면한 상황은 만만치 않다. 당장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하락한 브랜드 신뢰도를 끌어올리고 손실을 회복해야하는 과제가 있다. 비주력 사업은 정리하고 신성장 동력에 집중하는 사업재편 작업도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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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경영 안정화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분할과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통해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돼왔다. 이 과정에서 30조원의 특별배당과 지주회사체제 전환 등을 요구한 엘리엇 측의 공세는 부담이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 외에 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사업부 분할 안건이 의결됐다. 삼성전자는 프린팅솔루션사업부를 1년 내에 미국 HP에 10억5천만달러(약 1조2천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