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 결합상품에 대한 정부 차원의 규제 논의가 진행중인 가운데, 상당수 국민들은 결합상품 규제를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21일 방송통신 결합상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결합상품 제도개선 관련 국정감사 정책 제언 자료집을 발간했다.
이동전화와 유선전화, IPTV, 초고속인터넷 등을 결합해 소비자가 더욱 큰 폭의 할인을 받을 수 있게끔 하는 결합상품의 경우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85%가 사용 중이다.
결합상품에 대해 정부는 공정경쟁 촉진을 위해 공짜마케팅이나 특정상품의 과도한 차별적 요금할인 등을 금지하는 방향의 규제안을 지속적으로 내놓는 추세다. 하지만 이런 규제가 오히려 이용자가 체감하는 요금할인폭을 줄이는 등 소비자 혜택을 가로막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자료집에는 통신3사의 최근 5년 간 IPTV가입자 현황 및 주요 지표를 분석한 결과 결합상품으로 인한 시장지배력 전이 현상은 우려할 만큼 일어나지 않았다.
특히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 약 60%의 소비자들은 실질적인 이용자 혜택 확대가 중요하다는 이유로 결합상품 규제를 반대했다.
■결합상품 ‘만족 67.2% vs 불만족 4.2%'
본 소비자 인식조사는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과 함께 실시됐다. 방송통신 결합상품을 구매한 적 있거나 구매할 의사가 있는 전국 성인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용하고 있는 결합상품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만족한다는 의견이 67.2%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불만족 한다는 의견은 4.2%로 매우 적었다. 보통이라는 응답은 28.7%였다.
만족한다고 응답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가장 만족하는 부분이 어느 것인지 물은 설문에서는 서비스 가격, 즉 요금인하라고 답한 비율이 61.7%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품질(속도, 콘텐츠) 26.8%, AS 등 사후관리 7.0%, 편리한 가입절차 2.3%, 사은품 및 혜택이 2.1%로 뒤따랐다.
결합상품에 대해 만족하는 비율이 불만족하는 비율에 비해 훨씬 컸으며, 만족하는 측과 불만족하는 측의 가장 중요한 사유가 모두 요금할인 측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결합상품 이용의 만족도 결정 요인은 요금 할인을 얼마나 만족스럽게 받을 수 있었는지로 귀결되는 것이다.
다만 기존의 인식과 달리 사은품 등의 혜택은 만족도를 구성하는 부분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시적인 상품 혜택보다는 지속적인 요금할인이 가장 소비자가 중요시하는 요인이라는 뜻이다.
■요금인하 효과 ‘긍정 61.2% vs 부정 9.9%’
소비자들이 만족도에서나 가입 시 고려사항에서나 가장 중요시하는 요금효과와 관련해 결합상품 이용으로 실제 요금인하 효과를 체감하고 있는지에 대한 만족도 조사도 실시됐다.
이에 대해 크게 느낀다는 긍정의견은 61.1%, 작게 느낀다는 부정의견은 9.9%를 기록해 실제 소비자들의 인식은 결합상품으로 인한 요금인하 효과를 많이 체감했다. 보통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29.1%였다.
통신시장에 대한 정부규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은 설문에서는 다양한 할인상품이 나와야하고 요금할인율을 낮추면 안 된다는 응답이 40.1%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규제여부를 떠나 정책에 대한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응답이 32.5%로 그 뒤를 이어, 계속해서 엇갈리는 규제 속에 정부의 정책신뢰도가 급감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한편 공정한 경쟁을 위해 사업자간 요금할인율을 통일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 또한 26.8%로 뒤를 이었다.
■결합상품 규제 ‘찬성 40.6% vs 반대 59.4%’
마지막으로 결합상품을 규제하는 것에 대한 생각을 물은 설문에서는 사업자간 공정한 경쟁환경 마련을 위해 결합상품 규제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40.6%였다.
반대로 요금할인 확대 등 실질적인 이용자 혜택 강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결합상품 규제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59.4%로였다. 과반수의 소비자들은 결합상품 규제를 반대했다.
신경민 의원은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요금할인 확대 등 실질적인 이용자 혜택 강화가 더욱 중요하다는 의견을 분명하게 표명하고 있다" 며 "섣불리 결합상품을 규제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반대로 오히려 사업자간 경쟁을 제한하고 소비자 혜택까지 가로막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까지 필요에 따라 누더기처럼 수정돼온 방송법, 그리고 별도의 IPTV사업법을 일괄적으로 통합하는 법제의 구조조정을 실시해야 한다”며 “이런 통합방송법 논의를 정부와 국회가 조속히 다시 시작하고, 이를 통해 업계와 기존 케이블사업자의 상생 방안을 새롭게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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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케이블TV 업계는 신경민 의원실 자료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결합상품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만 볼 것이 아니라, 이용자 차별에 따른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케이블TV 업계는 “현행의 결합상품에 의한 소비자 혜택은 조삼모사식의 눈가림이다. 오히려 결합상품에 따른 이용자 차별에 대한 부분을 정책당국이 해답을 내놔야 한다”면서 “향후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발표예정인 유료방송산업 발전방안 내용안에 결합상품과 동등결합에 대한 명확한 규제 가이드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