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 800MHz’…KT, 5년째 투자 ‘0원’

2610억원 할당대가 손실만…회수재배치 지적도

방송/통신입력 :2016/10/07 13:50

KT가 2011년 할당받은 800MHz(10MHz폭) 대역에 대한 투자를 전혀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망 구축 할당 의무조건에 따라 KT는 3년 이내에 전국 커버리지의 15%(인구기준 30%), 5년 이내에 30%(인구기준 60%)를 구축해야 한다.

때문에 지난해 연말 미래부가 1차 투자 이행점검 평가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KT를 봐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 의원은 지난해 11월 실시된 ‘2015 이행점검 평가위원회’에서 KT의 800MHz 주파수에 대한 5개 항목을 평가한 결과 100점 만점에 31.5점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KT는 총점 80점 기준으로, 품질수준은 0점을 받았으나 ▲역무제공시기에서 7.5점 ▲역무제공지역 3.3점 ▲이행실적제출 5점 ▲간섭보호해결 9.4점 등을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재일 의원은 “역무제공시기와 역무제공지역, 간섭보호 해결 등을 평가하는데 있어 기지국 구축건수가 단 한건도 없는 KT가 점수를 획득했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래부는 평가결과 할당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용기간을 10%씩 단축하는 제재조치안을 당초 밝혔으나 KT의 기지국 미구축과 관련해 어떠한 제재조치도 내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변 의원은 “실제 실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행점검 평가결과에서 약 30점을 배점 받은 점과 제재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등을 비춰볼 때 미래부가 KT를 봐주기 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평가와 관련한 감사원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2차 이행점검 평가 대상기간이 올해 12월까지 임에도 불구하고 KT는 9월 기준 단 한곳의 기지국도 구축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변 의원은 “(주파수 할당대가로) 2610억원을 지불하고 경매에서 낙찰 받은 주파수 대역이 약 5년 동안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국가적인 낭비”라며 “KT는 고객이 납부한 통신비 2천610억원을 허투루 쓴 것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고 강조했다..

KT 측은 800MHz 대역의 폭이 좁아 타 구간과 함께 사용해야 하는데, 가장 인접한 900MHz 대역에 주파수 통합전송(CA, Career Aggregation) 기술을 적용하면 혼간섭이 발생해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으며, 혼간섭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단말기 수급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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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일각에서는 해당 대역을 회수 재배치 하는 등 미래부가 적극적인 주파수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KT가 할당받은 800MHz 주파수는 상하향 대역이 5MHz에 불과한 협대역이라 광대역 추세에 맞지 않는다”며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저대역 주파수이지만 사실상 투자나 사용이 불가능하기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조정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