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의 재난방송 실시 점검 기준이 지나치게 느슨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재난방송 요청을 받은 방송사들이 30분이내 방송을 내보내면 신속성 부문에서 최우수 등급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통위로부터 제출받은 '분기별 재난방송 실시 점검 결과'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6일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방통위는 10개 방송사의 재난방송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분기별로 재난방송 실시결과를 발표하고 있는데, 이 중 ‘신속성’에 대한 평가기준을 ‘30분 이내’와 ‘~1시간 이내’, ‘~2시간 이내’, ‘~2시간 초과’로만 분류하고 있다. 30분 이내에만 실시하면 가장 신속한 재난방송을 실시한 것으로 집계된다.
박 의원은 또 이런 느슨한 기준에도 불구하고 30분 이내 재난방송은 67.5%에 그치고, 1시간을 경과한 재난방송은 26.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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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지적에 대해 방통위는 “지진처럼 신속한 전파가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폭염과 같이 시급성이 떨어지는 재난도 있는데, 이를 하나의 기준으로 규정하다보니 발생한 문제”라고 설명하며“지적사항에 대한 미비점을 인식하고, 평가기준을 강화하는 등의 제도개선책 마련을 검토 중”이라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지진, 폭우, 대규모 인명사고 등 재난 상황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이를 모두 ‘재난보도’라고 묶어놓고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지적하며 “재난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실효성 있는 재난방송을 위해 재난 분류에 따른 세부기준 마련 등 전면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